미래에셋·메리츠의 자사주 소각…'득'보다 '실'
배당 줄이자 주가 하락…장기적 시각·경영진 신뢰 필요해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5일 08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배지원 기자] 증시 호황에 힘입어 증권사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배당금도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배당을 줄이는 증권사도 있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은 배당을 줄이는 정책을 펼치는 대신 자사주를 소각을 하면서 주주 환원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월말 이사회에서 830억원 상당의 자사주 1000만주를 소각키로 결정한 뒤 3월말까지 총 1024억원 규모의 보통주 1050만주 매입을 끝냈다. 이 중 1000만주 소각을 완료했다.


대신 배당성향은 줄였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219억원으로 주당 순이익은 1233원이었다. 2019년 당기순이익 6980억원, 주당순이익 956원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현금배당성향은 27.6%에서 15.8%로 되려 줄었고 현금배당수익률도 3.4%에서 2.1%로 감소했다.


메리츠증권도 이달 배당성향을 별도기준 순이익의 10%로 유지하고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현금배당이 연결기준 순이익의 39.89%, 별도기준 순이익의 52.54%에 달했던 데 비해 배당성향이 1년 새 크게 축소되는 것이다.



메리츠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발표 직후 주가는 15%가까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매도'로 투자의견을 변경했다.


일반적으로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수가 줄어들어 주가가 오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금배당으로 인한 소득세를 피할 수 있어 비용도 낮다. 이같은 이유로 해외에서는 배당보다 자사주 소각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최근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가 상승보다는 '고배당주' 성격으로 투자해둔 투자자가 많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고, 경영진에 대한 충분한 신뢰가 수반되지 않은 점도 있다. 자사주 소각으로 대주주의 지분율만 올리기 우위한 결정으로 보는 것이다.


메리츠도 실제로 대주주의 지분율이 매년 상승하고 있고 미래에셋증권도 결과적으로는 대주주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율이 상승했다. 특히 메리츠증권의 경우 자사주 매입 소각 규모와 시기에 대해 설명이 부족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확대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 축소를 동반한 자사주 매입·소각은 주주들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같은 주주환원 정책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배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자자의 특성상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자사주 소각이 충분히 긍정적인 이슈임에도 시장의 반응이 반대로 나타나고 있는 점은 주주가 원하는 환원이 이뤄지지는 않은 것을 의미한다. 유례없는 실적 호황에도 주주와의 소통이 부족해 성장과실을 충분히 공유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대주주만을 위해 자사주 매입, 소각 카드를 쓰는 상황이 아니라면 일반주주에게 충분한 설명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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