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당 오리사옥 부지의 매각을 다시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는 오리사옥 부지를 주택공급이 가능하도록 용도지역 변경 및 상향해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일 것이란 분석이다.
LH 오리사옥은 그동안 7번에 걸쳐 매각과 유찰을 반복해 온 부지다. 대한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합병해 LH가 출범한 2009년 10월 이후 지속적으로 매각을 추진 중인 부동산이다. LH는 지난 2019년 7번째 매각에 나섰을 당시 공개경쟁입찰 최저입찰가로 4492억원을 제시했다. 다만 LH가 부지 용도를 업무용도로 한정하면서 매각은 매번 실패로 돌아갔다.
25일 부동산 개발업계에 따르면 LH가 오리사옥 부지를 용도 변경 후 매각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변곡점으로 작용한 것은 LH 임직원의 신도시 부지 부당매입 사건이었다. 기업 이미지가 실추된 상황에서 오리사옥 부지에 주택을 공급해 이미지 전환을 꾀한다는 예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인근 오리역 주변으로 이미 업무·상업시설이 많아 개발사들이 굳이 업무용도로 개발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며 "개발업계는 수익 측면에서 입지 상으로 주택 공급이 더욱 적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김현준 전 국세청 청장이 새 LH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재무구조 개선과 이익충돌로 인해 실추된 이미지 개선을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이 때문에 적절한 매각 방식을 취해 주택분양 공급의 본보기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도 주택공급 용도로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IB 업계와 개발업계 모두 종전과 같이 큰 관심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실제 종 변경 권한은 성남시에 있어 근 시일 내에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란 반론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주택공사가 지난 1993년 8월 매입해 보유 중인 오리사옥은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175번지와 구미동 181번지로 이뤄져 있다. 부지 면적은 본관 2만8050㎡, 별관 9947㎡로 총 3만7997㎡ 규모다. 두 부지 모두 일반상업지역으로 설정돼 있어 주택 공급을 위해선 상업지역을 해제하고 주거지역(준주거지역 또는 일반주거지역)으로 종 변경을 해야 한다.
2020년 1월 기준 본관 부지 공시지가는 1㎡ 당 883만2000원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공시지가로만 2477억원의 가격이 도출된다. 별관 부지 공시지가 1㎡당 470만원을 적용한 부지 전체 가격은 약 468억원이다. 총 2945억원이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공시지가(토지) 현실화율이 65.5%인 것을 감안하면 시세 환산가격은 약 4490억원이다.
LH 관계자는 "현재 오리사옥은 일반 매각 및 지역주민을 위한 공공개발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작년도 감정평가 금액은 4609억원이지만 매각 시기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용도변경은 지방자치단체의 고유권한으로 LH가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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