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대한제당이 올 1분기에도 재무지표 전반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선제적으로 단행한 인적·물적 구조조정과 파파이스 등 비수익 사업부문을 과감히 정리한 결과로 분석된다. 업계는 5대 1 액면분할과 1대 1 무상증자 등 대한제당이 최근 단행한 주주친화 정책 역시 호실적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제당은 올 1분기 연결기준 2844억원의 매출과 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2% 늘었고, 영업이익은 12.3% 증가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2.9%로 같은 기간 0.3%포인트 상승했다. 순이익은 이 기간 1.5억원에서 40억원으로 27배나 급증했다.

실적이 개선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혹시 모를 위기상황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유휴자산을 매각하고 파파이스 등 비수익 사업부문을 정리하면서 고정비 부담을 줄인 것이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코로나19로 해외를 찾던 골퍼들이 국내로 몰리면서 운영 중인 골프장(송추컨트리클럽, 프린세스골프클럽)이 호실적을 거둔 부분과 중국 축산업 회복세에 힘입어 현지 사료회사인 채홍사료의 실적 제고가 이뤄진 것도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됐다.

이외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진 부분도 대한제당의 실적 개선에 한몫 거들었다. 이 회사의 경우 제당과 사료 사업의 원재료인 원당과 옥수수 등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환율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올 1분기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를 유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130원가량 낮았다.

대한제당 관계자도 "인적‧물적 쇄신 및 유휴자산, 비주력 사업부문에 대한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졌고, 환율도 우호적이었던 덕분에 올 1분기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전 사업부문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실적이 개선되면서 대한제당의 현금창출과 재무상태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대한제당의 1분기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115억원이다. 최근 5개년도 가운데 2018년 같은 분기에 기록한 144억원 다음으로 많은 금액이다. 반면 차입금이 같은 기간 68억원(4364억원→4432억원) 늘긴 했지만 현금성자산이 166억원(1247억원→1413억원)이나 늘어난 덕에 순차입금 의존도는 0.7%포인트(26.2%→25.5%) 하락했고, 부채비율도 11.8%포인트(152%→140.2%)나 낮아졌다.

이처럼 대한제당의 현금창출력은 개선되고 재무부담은 해소되고 있다 보니 과거와 달리 최근 5대 1 액면분할과 1대 1 무상증자 등 주주친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나아가 액면분할 한 기업들이 그렇듯 대한제당의 주가 역시 주춤한 상태이긴 하지만 2분기 호실적 기조를 이어간다면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 중이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올해 창립 65주년을 맞아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과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액면분할과 무상증자 역시 대한제당의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앞으로도 주주들과 상생할 수 있는 시장 친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면서 회사와 주식의 가치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