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최근 몇 년 간 속도를 내던 증권사들의 지점 줄이기가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주춤했다. 주식 투자 인구가 늘고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투자자가 증가하면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하지만 여전한 지점 줄이기 행보에 특화점포나 이색점포 등으로의 변화 노력은 여전한 모습이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증권사들의 국내 지점(영업소 포함)은 총 953개로 전년 말(1026개) 대비 4% 감소했다. 증권사의 영업 지점이 1000개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점 축소 기조가 이어졌지만 속도는 이전보다 주춤했다. 2019년 말 기준 증권사의 국내 지점은 2018년 말(1091개) 대비 6% 급감했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5개 증권사들 역시 지점 감소 속도가 줄었다. 작년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의 지점 수는 355개로 전년(378개) 대비 6.1% 감소했다. 직전 년도 감소폭(13.7%)과 비교하면 절반 가량 늦춰진 셈이다.

증권사 지점 감소가 주춤했던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동학개미 여파라는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투자 경험이 없는 개인 신규 투자자들이 대거 발생하면서 지점을 방문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며 축소 시기를 미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SK바이오팜의 상장 흥행이후 공모주 시장이 과열되면서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지점 앞에 줄을 늘어서는 등 고객들의 지점 방문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지점 수가 줄어드는 것은 주춤했지만 각 지점의 덩치는 오히려 커졌다. 지난해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기업은행 등 주요 6개 은행이 운영하는 증권 복합점포는 2015년 말 88개에서 지난해 9월 기준 216개로 2.5배 증가했다.

시장 관계자는 "고객들이 한 자리에서 증권, 은행 등의 업무를 볼 수 있는 통합 자산관리서비스를 선호하고 있다"며 "주변 지점을 한 곳으로 통합해 대형화 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을 위해 복합 문화공간을 도입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앞서 NH투자증권은 2019년부터 '제철식당', '문화다방' 등 팝업스토어를 운영해왔다. 지난 4월에는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주식 슈퍼마켓 'NH슈퍼스톡마켓'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진투자증권이 야놀자와 함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WM금융센터 챔피언스라운지에 '크리에이터스뮤지엄'을 오픈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문화공간 운영을 염두에 두고 챔피언스라운지를 작년 4월 오픈했다.

크리에이터스뮤지엄은 예술과 가구, 공간 아트가 결합된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새로운 고객 경험을 위해 마련된 문화 공간이다. 매 시즌마다 새로운 콘셉트로 공간을 구성하고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고객들에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문화에 관심이 있는 자산가가 많아 초청하는 등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 차원"이라며 "고객들의 반응도 좋고 타사 지점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라 문화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