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 대우건설 인수시 자산 19조…규제 딜레마
인수시 고강도 규제 대상…지분구조 단순·유예기간 통해 해소 가능성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8일 16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녕찬 기자]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나서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품게 되면 단숨에 재계순위 20위권으로 뛰어오른다. 자산 규모도 19조원 이상으로 2배가량 커진다. 


다만 자산 10조원이 넘으면 상호출자 제한, 지급보증 금지 등 고강도 규제 대상이 된다. 특히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는 중흥그룹 특성상 지급보증이 금지되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우건설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지급보증 등 위험요소가 있지만, 대우건설 인수라는 초대형 빅딜 효과를 저해할 만큼의 요인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또한 규제 대상이 돼도 몇 년간의 유예기간이 있어 대응할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재계서열 20위권 '껑충'…지급보증 금지 '치명타'


시공능력 기준 12위인 중흥건설이 6위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만약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딜에 성공할 경우 자산 규모는 재계서열 19위인 대림(현 DL, 자산총액 19조540억원)과 맞먹게 된다. 올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중흥그룹(9조2070억원)과 대우건설(9조8470억원) 자산을 합칠 경우 19조54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자산 10조원이 넘으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돼 강도 높은 규제 대상이 된다. 상호·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공시의무 등 규제를 받는다.


중흥그룹은 계열사 간 내부매출, 자금대여, 차입거래 비중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특히 그룹 핵심 두 축인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의 자금 거래와 채무보증이 상당 부분 얽혀 있다.


중흥토건은 지난해 기준 175억원의 지급보증을 중흥건설에게 제공하고, 중흥건설로부터 44억원의 지급보증을 받았다.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의 장단기대여금 및 미지급비용 등 채권채무 규모는 지난해 44억원으로 전년 대비 388.9% 증가했다.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은 그룹 주요 사업인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에 각각 5200억원의 동일한 지급보증도 제공 중이다. 


지급보증 금지는 자체사업이 장기인 중흥그룹에 더욱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통상 지급보증은 시행사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신용도가 높은 시공사가 채무보증을 서는 형태로 이뤄진다. 지급보증이 금지될 경우 금융기관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이 막혀 수익성이 높은 자체사업 기회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자산 10조원 초과로 규제 강도가 세지면 예전처럼 입찰 참여용 계열사(페이퍼컴퍼니)를 자유롭게 늘리기도 쉽지 않다. 그간 중흥그룹은 추첨 방식의 공공택지 낙찰률을 높이기 위해 수십 개의 계열사를 동원하는 '벌떼입찰'로 알짜 택지를 확보해왔다.



◆'기업 활력 특별법' 최장 3년 유예 "대응 여력"


다만 상호출자제한 규제 대상이 되더라도 1년 이상의 유예기간이 있어 대응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르면 합병 등에서 발생한 상호·순환출자를 6개월 이내에 해소하도록 돼 있다. 채무보증의 경우 2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 


아울러 2019년 11월 시행된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에 따르면 해소 유예기간을 각각 6개월에서 1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 활력 제고 특별법은 공정거래법에 따른 규제 특례를 포함하고 있다. 공정거래법보다 특별법을 우선해 상호·순환출자 금지는 1년, 지급보증 금지의 경우 3년간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중흥그룹의 그룹 간 지분구조도 단순한 편이다. 중흥건설은 창업주인 정창선 회장이 지분 76.7%를 보유 중이고 중흥토건의 경우 장남인 정원주 사장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주요 특수관계사들도 중흥토건이 75%, 90%, 100% 등으로 단순한 지분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지급보증과 상호출자 등이 문제가 되면 합병하는 방식으로 비교적 수월하게 정리가 가능할 것"이라며 "유예기간도 있는 만큼 기한 내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도 "유예기간이 존재해 그 사이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현재 그룹 핵심 사업인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에서 택지 매각을 통해 사업비를 회수하고 있는데 향후 자금부담도 낮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흥토건 등은 지난 4월 기준 전체 부지 13.7%를 팔아 사업비 44%를 회수한 상태다. 


현재 대우건설 몸값은 2조원 내외로 거론된다. 대우건설 매각 대상지분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50.75%다. 27일 종가 757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1조6515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중흥토건의 유동자산은 7189억원, 중흥건설 유동자산은 463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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