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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진이형'의 위험한 'SNS 줄타기'
엄주연 기자
2021.06.03 08:31:11
소통하는 재계 총수…도 넘은 게시글로 논란 불거져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2일 08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이제 소셜미디어(SNS)는 더 이상 개인만의 공간이 아니다. 사적이면서도 동시에 공적인 공간이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 계정에 글을 올리고서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는 것만큼, 모순적인 것도 없다. 얼굴이 잘 알려진 공인이라면 말 한마디에도 영향력이 큰 만큼, 그만한 책임도 뒤따른다. '용진이형'의 SNS가 논란의 중심에 있다면, 이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도 바로 본인이다. 


'용진이형'은 SNS상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부르는 애칭이다. '택진이형'에 이어 새로운 형님으로 급부상한 정 부회장의 SNS 팔로워 수는 65만3000여명, 영향력은 여느 스타 부럽지 않다. 게시물은 꾸준히 올리지만, 전체 수는 늘 30여개를 유지한다. 본인의 SNS를 스스로 관리하고, 직접 댓글을 남기면서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그의 SNS 활동을 보면 거의 신세계그룹의 공식 소통 채널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한 팔로워가 게시글에 "용진이형, 댓글 달아주시면 장은 이제 이마트에서만, 커피는 스벅에서만, 야구는 랜더스만! 또 뭐가 있을까요"라고 달자, 정 부회장이 직접 "감사해요, 백화점도 신세계 가셔야죠"라며 적극적으로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대중과 허물없이 소통하는 인간미 넘치는 재계 총수다. 문제는 가끔 내용이 지나치게 과하다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논란이 된 건 지난달 25일과 26일 우럭 요리와 랍스터 요리 사진과 함께 올린 게시물이다. 그는 우럭 요리 사진에 "잘 가라 우럭아. 니가 정말 우럭의 자존심을 살렸다. 미안하다. 고맙다", 랍스터 요리 사진에는 "가재야 잘가라. 미안하고 고맙다"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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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문구는 '미안하다, 고맙다'는 표현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3월 팽목항을 찾아 방명록에 썼던 글귀와 같다. 이에 정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저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파장은 진영 싸움으로 번졌다. 보수 성향의 유튜브 채널은 신세계그룹 공개 지지에 나섰고, 반대 편에서는 '고인 모독'이라면서 불매운동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이 일파만파 커진 건 이런 일이 일어난 게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의 SNS 게시물 논란은 잊을 만하면 불거졌다. 지난 2016년에는 미국 한 식당에서 종업원을 올려다 보는 사진을 올린 다음 "몸도 외소해보이고 목도 길어보이고 ㅎㅎㅎ 여기 서비스 최고"라며 종업원의 외모를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던 적도 있다. 


인간미 넘치는 모습도 좋지만, 도가 지나치면 독이 된다. 재계 11위, 유통시장 리더인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총수가 SNS를 개인적 소통 창구로 자유롭게 활용하는 것이 과연 맞는 건지 우려 섞인 시선이 커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본사와 한 배를 탄 가맹점주 등 모든 직원과 협력사 관계자들을 생각한다면 정 부회장이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


업계 상황도 헤어렸어야 한다. 최근 소비자들이 각종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불매 운동이 번지고 있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 홍보 포스터로 인해 남성 혐오 논란이 불거졌고,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사태'로 소비자들이 등을 돌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유통사 홍보와 마케팅팀은 주요 커뮤니티를 수시로 확인하는 등 온라인 여론을 살피는 것이 주 업무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민감한 내용을 누구나 볼 수 있는 SNS에 올리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떠나 신중함이 부족했던 처사로 보인다. 내부에서는 정 부회장의 SNS 소통 방식에 이미 익숙한 분위기다. 과거에도 발표를 앞둔 신제품을 정 부회장이 먼저 SNS에 올리면서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겪어야 했다. 신제품 발표 일정이 틀어지면서 뒷감당은 직원들의 몫이 됐다. 


주변 기업들도 불편한 감정을 내비치고 있다. 정 부회장은 프로야구팀을 인수하고 SSG랜더스 구단주로서 선수단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도 한 발 더 갔다. 유통 라이벌인 롯데를 향해 "동빈이 형은 원래 야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저격하니까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며 SNS상에서 신동빈 회장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정 부회장은 과거 2010년 SNS 활동에 적극적인 이유를 묻는 질문에 "SNS 댓글 중 상당수는 고객들의 불만이었다. 그중에는 신세계에 뼈가 되고 살이 될 주옥같은 지적도 많았다"고 답했다. SNS는 신세계가 고객과 만나는 또 다른 소통창구인데 어떻게 소홀히 할 수 있겠냐고 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고객을 향한 불요불굴(不撓不屈)을 정신을 강조한 그다.


이제는 SNS상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소통에 귀 기울여 보는 게 어떨까. 불필요한 논란은 없애고, 신중한 태도로 직원과 소비자의 불만을 살펴보는 것 말이다.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제는 지겹지만, 이 말은 백번 말해도 모자르다. SNS는 인생의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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