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급식 사익편취 논란에 백기투항
"구내식당 68곳 일감 순차 개방"…전자 2곳 이어 전기 1곳 계약도 이달 만료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3일 16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제공)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정부가 삼성을 둘러싼 삼성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제재 수위를 고심중인 가운데 삼성이 계열사 전반에 걸친 삼성웰스토리 거래 축소작업에 빠르게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수원과 기흥사업장 급식사업자를 이달부터 외부기업으로 교체한 데 이어 7월부터는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구내식당도 신규 업체로 바뀌는 것으로 확인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정거리가 턱 밑까지 좁혀지자 그룹 차원에서 계약만료를 앞둔 사업장들부터 구내식당 사업자 교체작업을 순차 진행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삼성의 '백기투항'이다. 


◆ 올해부턴 경쟁체제…연장계약 줄취소


3일 삼성웰스토리에 따르면 지난 달 말일을 기점으로 삼성전자 수원과 기흥사업장 급식공급 계약이 만료됐다. 이곳에서 소화되던 물량은 하루 9000여식, 연매출 110억원 수준이다. 대형빌딩 한 곳에서 나오는 구내식당 매출이 연평균 30억원 수준이라는 점에 비추어보면 삼성 입장에선 대형빌딩 급식사업권 3~4곳 규모의 물량을 외부에 푼 셈이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급식업체도 내달 교체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기와 삼성웰스토리간 계약만료 시점은 6월 말이다. 정확한 일평균 식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성전기 수원본사에서 나오는 물량도 최소 4000식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삼성전기 소속으로 수원에서 근무중인 인력은 약 5000여명이다. 


삼성웰스토리는 단체급식과 식자재공급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2013년 12월 삼성물산(당시 삼성에버랜드) FC사업부문에서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현재도 삼성웰스토리의 지분 100%는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이 보유중이다. 


문제는 삼성웰스토리 수익 원천의 대부분이 삼성 계열사고, 이렇게 얻은 성과가 매년 배당을 통해 상위 먹이사슬인 '삼성물산→오너일가'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기흥공장 설립(1983년) 당시부터 자체 구내식당을 운영하다가, 삼성웰스토리(당시 삼성에버랜드)가 사업을 시작한 1997년부터는 줄곧 웰스토리와 수의계약 방식으로 급식공급 계약을 맺어왔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전자 등 계열 매출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던 덕에 출범 이래 줄곧 업계 1위를 유지해왔고, 공정위가 수년 전부터 삼성웰스토리를 타깃으로 삼고 예의주시해 온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 작년 그룹 의존율 사상 최대…삼성전자向 거래 축소 관건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올 들어 웰스토리 계열매출 축소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배경은 총수 부재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가 웰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국내 급식사업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건 이미 2017년부터이고, 그 사이에도 계열매출 비중이나 금액에도 큰 변화가 없었던 까닭이다. 


실제 삼성웰스토리의 지난해 그룹 의존율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작년 연매출(1조9701억원)의 41.4%인 8160억원(해외 계열사 포함시 8165억원)을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관계사들을 통해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된다. 독립 사업화 첫 해인 2014년 계열매출 비중 40.1%를 기록한 이래 40%대 의존율을 기록한 건 6년 만의 일이다. 2015~2019년까지 웰스토리의 내부거래 비중은 30% 중후반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올해가 삼성웰스토리의 계열 의존도를 낮추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계열사별로 계약만료 시점이 상이한데다가, 계약기간도 연간 단위로 끊기 때문에 성과 도출까지는 시차가 벌어지게 된다. 


당장 하반기부터는 삼성전자 수원·기흥 구내식당(약 55억원, 추정치)과 삼성전기 수원 본사 식당(약 23억원, 추정치) 매출이 빠진다. 추가적인 관계사 계약만료 가능성도 상존한다. 또  계열간 거래 규모를 사정 범위 내에서 벗어나지 않게끔 하기 위한 자구 노력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웰스토리는 올 1분기 모회사인 삼성물산과의 내부거래 규모를 지난해 같은 기간 65억3400만원에서 올해 60억8100만원으로 6.9% 줄였다. 최근 5년래 최저치다. 


이를 매출과 매입 영역으로 나눠 구분하면, 삼성물산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액(59억4000만원)은 작년보다 6.5%, 매입액(1억1400만원)은 무려 20.8%를 축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역대 1분기 거래 중 삼성물산을 통해 60억원대 이하 1분기 매출을 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다만 삼성물산 매출 의존율이 작년 기준 1.3%에 불과하고, 삼성전자(23.4%)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내부거래 축소 작업은 전자 사업장 재계약 여부에 달려 있다. 삼성전자는 수원과 기흥 외에도 평택, 화성, 구미1·2, 광주1·2, 온양사업장, 서울 R&D캠퍼스 등 총 38곳의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올해부터 삼성전자(38개), 삼성디스플레이(4), 삼성전기(4), 삼성SDI(6) 등 4개사의 52개 구내식당 전부와 삼성SDS, 바이오 2개사, 삼성전자 자회사(5개사) 등에 있는 구내식당 16개 등 총 68곳의 사업권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돌릴 예정이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계열매출이 일부 줄긴 하겠지만 전체 식수를 놓고 봤을 땐 삼성전자 수원·기흥사업장, 삼성전기 수원본사 등 비중이 큰 곳은 아니다"라며 "수의계약을 통한 계열매출은 줄이고, 대외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해 계열매출 축소에 따른 실적을 상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지난 달 중순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 혐의와 관련해 자진시정 성격의 동의의결을 신청했지만 공정위가 3일 이를 기각했다. 공정위는 조만간 이번 사건에 대한 위법 여부와 제재 수위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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