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街 ESG 훑어보기
탄소배출권 시장, 선점은 누구?
②한투·하나·SK證, 도전장...진입장벽 완화로 시장 성장 뒷받침해야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3일 15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업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자기자본 규모 5조원 이상 초대형 IB(투자은행)을 중심으로 ESG 전담 조직 설립과 채권 발행이 줄을 잇는다. 일부 증권사들은 탄소배출권 거래를 비롯한 새로운 ESG 먹거리 찾기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팍스넷뉴스에서 올해 상반기 증권업계의 ESG 사업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팍스넷뉴스 조재석 기자] 탄소배출권 시장을 향한 증권사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2015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시작되며 시장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대표적인 친환경 사업으로 최근 높아진 ESG 경영 환경과 맞아 떨어지는 까닭이다. 이제 막 개화된 탄소배출권 시장내 증권사들의 치열한 경쟁도 예고된다. 


지난 5월 한국거래소는 SK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이 새로운 탄소배출권 시장조성자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탄소배출권이란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6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일종의 무형자산으로 주식이나 채권처럼 증권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처음 도입된 배출권 거래 시장은 매년 규모가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배출권 거래대금은 6200억원 수준으로 2015년 대비 44배 가까이 성장했다. 국가 단위로는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개념 설명도. 출처=한국거래소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은 그동안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2곳만이 시장조성자로 참여했다. 탄소배출권 시장조성자는 배출권 종목에 대해 지속적으로 매도·매수의 양방향 호가를 제출함으로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정됐던 시장 조성자 기준은 올해 3월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기존 국책은행 뿐만 아니라 증권사에게까지 확대됐다. 


증권업계에서 탄소배출권 시장조성자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인 곳은 하나금융투자다. 하나금융투자는 ESG 역량 제고에 두 팔을 걷어 올린 하나금융 그룹의 영향을 받아 그간 풍력, 수소연료전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투자를 확대해 왔다. 최근에는 다양한 상품군의 운용 역량을 갖춘 내부 구성원들로 '배출권 운용 전담부서'를 구성해 본격적인 탄소배출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투자 업계에서 기후 위기와 지속 가능성이 투자 의사결정의 핵심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탄소배출권을 비롯한 ESG 경영 강화를 글로벌 사업 확대의 발판으로 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탄소배출권 시장조성자로 SK증권이 선정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SK증권의 김신 사장은 지난 2017년부터 친환경 금융상품 투자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철저한 사업 준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SK증권은 국내 금융기관 중 최초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산하 기후기술센터-네트웍크(CTCN)에 가입했다. SK증권이 중소형사임에도 시장조성자로 참여할 수 있던 배경에는 ESG 사업 추진을 위해 수년째 이어온 노력이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선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증권사들이 자기매매를 진행할 수 있게 되면 시장도 커다란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배출권 시장에서는 온실가스 관련 실수요 목적을 갖고 있는 기업체만 거래할 수 있도록 제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가 배출권 시장에서 자기 고유재산(PI)을 활용해 상품을 운용하면 파생상품 도입을 비롯해 시장 규모가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국내보다 ESG 투자가 앞서있는 EU-EST(유럽연합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에서는 탄소배출권 파생상품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다만 파생상품 도입 등을 통한 시장 고도화보다 진입 장벽부터 넓히는 게 우선이라는 분석도 이어진다. 각종 금융상품이 원활히 거래되기 위해선 최소한의 유동성이 확보돼야 하지만 현재로선 탄소배출권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플레이어 자체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복수의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공학 측면에서 파생상품은 헤징 등으로 높은 변동성의 대안이 되지만 시장 참여자 자체가 부족할 경우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600여 곳에 불과한 기업들 외에도 제3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시장 규제를 완화화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가 함께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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