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ENG IPO
들쭉날쭉한 해외 공사원가, 지난해 -1955억
⑤코로나19 여파, 올해는 +66억 반등…이라크 카르발라 주시해야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3일 16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상균 기자] 겉으로 드러난 현대엔지니어링의 재무건전성은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최근 수년간 꾸준한 실적 호조로 각종 재무비율이 크게 좋아졌고 보유 현금은 2조원을 넘을 정도다. 국내 주택사업은 현장을 철저히 대도시 위주로 제한한 덕분에 미분양 리스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만 해외 현장의 공사원가 관리는 현대엔지니어링조차도 쉽지 않다. 지난해 코로나19 탓에 예상보다 2000억원 가까운 손실을 반영했다. 올해 들어 반등의 기미를 마련하면서 지난해 해외사업 부진을 만회할 계기를 만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분양현장 절반이 수도권, 평균 분양률 95%,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현대엔지니어링의 각종 재무제표는 꾸준히 개선됐다. 부채비율의 경우 2015년 130%에서 지난해 61.3%를 기록,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6.5%에서 2.5%로 줄었다. 



여타 건설사와 달리 어닝 쇼크 없이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현금도 차곡차곡 쌓였다. 2015년 1조5729억원이던 현금성 자산은 2018년 최초로 2조원이 넘은데 이어, 지난해 2조1872억원을 기록했다. 덕분에 총차입금에서 현금유동성(현금 및 단기예금)을 뺀 순차입금은 이미 2015년부터 -1조1742억원이었고 지난해에는 -2조원을 넘어섰다. 사실상 빚이 제로인 상태다.


표면상 재무건전성은 매우 우수하지만 건설사의 경우 예상치 못했던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 1990년대 말 IMF와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를 되짚어볼 때 국내 주택사업 추진 과정에서 건설사가 시행사에게 PF 지급보증 혹은 신용보강 등을 제공했다가 미분양 발생으로 시행사가 무너지면서 건설사로 리스크가 전이된 사례가 무수히 나타났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올해 3월말 기준 시행사가 PF대출을 차입하는 과정에서 제공한 지급보증 한도는 9220억원이며 이중 실제로 실행한 금액은 7330억원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자기자본(3조5494억원)의 20.6%로 과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단순 규모뿐만 아니라 지급보증의 질적 구성을 살펴봐도 리스크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지급보증 실행금액이 가장 큰 지역은 경기도로 2730억원(37.2%)이다. 이어 대구 1750억원(23.8%), 서울 1450억원(19.7%), 인천 500억원(6.8%), 세종 400억원(5.4%), 부산 350억원(4.7%), 대전 150억원(2%) 순이다.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던 강원, 충청, 경북, 호남은 전혀 없고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이는 미분양 발생으로 시행사가 무너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택사업의 리스크는 지급보증 규모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지급보증을 제공한 사업장의 위치가 수도권과 대도시인지, 아니면 미분양이 많은 지방인지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0대 건설사들의 주택사업장이 대부분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에 몰려있어 리스크 수준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주택사업장은 수도권 비중이 절반, 40%는 지방광역시에 몰려 있다"며 "이들 현장의 평균 분양률이 95%를 넘어 미분양 리스크는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5년간 플랜트‧인프라 추가손실 5146억 발생


해외사업의 경우 국내 주택사업과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해당국가의 경제상황과 법적 이슈, 정치적 움직임, 발주처의 정책 변화 등에 따라 발생하는 변수가 많다. 이에 따라 최초에 합의한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측정한 총계약수익이 변동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공사 진행 과정에서 공사변경, 보상금, 장려금에 따라 총계약수익이 증가하거나 시공사의 귀책사유로 완공시기가 지연될 경우에는 위약금 부담으로 총계약수익이 감소할 수도 있다. 


해외공사의 경우 총계약수익의 증가보다는 감소라는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의 2016~2020년 총계약원가의 추정변동으로 해당 연도의 손익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면 플랜트‧인프라의 변동 폭이 건축‧주택보다 컸고 예상보다 손실로 이뤄진 사례도 더 많았다.



플랜트‧인프라 사업의 공사원가가 예상보다 늘어나 당초 예상보다 손실로 반영한 해는 2016년과 2017년, 2020년 등 세 번이나 된다. 이 기간 반영금액은 -1941억원, -1249억원, -1955억원으로 총 -5146억원에 달한다. 다만 2018년(1017억원)과 2019년(1385억원)에 발생한 이익을 고려하면 -2743억원으로 손실 폭을 줄이게 된다.


반면 지난 5년간 건축‧주택은 단 한해도 빠지지 않고 공사원가를 절감하면서 매년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이익이 발생했다. 2017년 1047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고 지난해 806억원, 2016년 738억원 순이다. 2016~2020년 누적된 이익규모는 3498억원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플랜트‧인프라 사업에서 지난해 코로나19로 계획한 공사원가보다 2000억원 가까운 추가 비용이 발생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크게 호전됐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에는 비용절감으로 66억원 추가 이익이 발생했다. 지난해 플랜트‧인프라 사업의 미래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204억원으로 예상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해외 프로젝트별로 살펴봐도 대규모 손실이 나타날만한 현장은 많지 않다. 올해 1분기 기준 미청구공사채권이 발생한 해외현장은 총 4곳이다. 이중 베트남 롱손 석유화학단지 유틸리티 플랜트 공사와 알제리 비스크라 1600MW 복합화력발전소 사업의 미청구공사액은 100억원 미만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고도화 프로젝트의 경우 미청구공사채권이 1392억원에 달하긴 하지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공정률이 28%로 비교적 초반인데다가 전체 프로젝트 규모(2조6000억원)를 고려하면 미청구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으로 공사가 중단됐던 현장이다. 올해 1분기 기준 공정률이 95%로 막바지 단계인 상황에서 미청구공사 233억원이 발생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카르발라 현장은 공정률이 높아지면서 미청구공사가 점차 쌓이는 곳은 아니지만 공사가 끝날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알제리의 비스크라와 아인 아낫(Ain Arnat), 지젤을 삼형제라고 부를 정도로 골치가 아팠던 현장이었는데 최근에는 손실반영을 완료하면서 일단락시켰다"며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함께 해외현장의 공사원가 관리를 잘하는 축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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