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여동생들과의 남매갈등에서 완패했다. 경영권을 노리는 동생 구지은씨와 미현·명진씨의 협공에 부회장직에서 해임된 것이다.
4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날 오전 개최한 주주총회에서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가 올린 신규이사 선임, 보수총액 한도제안 등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아워홈의 이사 수는 기존 11명에서 구 전 대표 측 21명까지 총 32명으로 여동생들의 입김이 강해지게 됐다.
이사회를 장악한 이들은 곧장 이사회를 열어 구본성 부회장을 해임한 뒤 새 대표이사에 구지은 전 대표를 선임했다.
다만 구 부회장은 이후에도 사내이사직은 유지할 여지가 크다. 이사의 해임은 '특별결의' 사항으로서 출석 주식의 66.7%(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구 부회장은 아워홈 지분 38.56%를 보유 중이어서 본인의 사내이사 자리 정도는 지킬 수 있다.
'구지은 동맹'의 승리는 아워홈 내부에서도 쉽사리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그간 구본성 부회장과 뜻을 같이 해 온 동생 구미현씨가 별안간 구지은씨 측으로 마음을 돌렸기 때문이다.
구지은 전 대표는 그간 아워홈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해 오빠와 갈등을 벌여왔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다. 아워홈 지분 19.28%를 들고 있는 언니 미현씨가 구본성 부회장 측에 서면서 이들이 57.84%에 달하는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구명진·지은 연합'의 합산 지분율은 40.27%에 그쳤다.
아워홈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구미현 씨는 앞서 2017년과 지난해 벌어진 경영권 분쟁 때마다 구 부회장의 확실한 우군으로 인식돼 온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명진·지은씨의 아워홈 기타비상무이사 임기만료 시점이 이번 주총까지였기 때문에 일각에선 오히려 이들이 자리를 보전할 순 있겠냐는 시선도 내비쳤었다"고 덧붙였다.
캐스팅보트인 구미현씨가 마음을 돌린 배경에는 구 부회장의 일탈행위가 꼽히고 있다.
앞서 구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차 앞에 끼어든 피해자씨의 차량을 다시 앞질러 간 뒤 급정거해 추돌 사고를 유도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았다. 이후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재판부는 특수재물손괴,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구 부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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