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덫에 빠진 사모펀드
실패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성공사례 공통점은 상생추구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7일 15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신진섭 기자] 투썸플레이스 CJ멤버십 제휴 서비스가 축소된다. '혜자(제 값 이상을 함)터치'로 불리던 맘스터치의 '가성비'가 떨어졌다고 아우성이다.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 사이던 키즈카페 챔피언의 입장료가 2만원으로 올랐다. 현상은 제각기지만 원인은 하나, 사모펀드(PEF)다.


그간 수많은 사모펀드들이 프랜차이즈업(가맹사업)에 발을 담갔다 쓴 맛을 봤다. 이론상으론 매력적인 투자처다. 탄탄한 현금창출력에 비해 몸값은 저렴해 단독으로 경영권인수(바이아웃)하기 적절하다. 기존가맹점에게 독점물류 공급으로 수익을 내고 신규가맹점에겐 가맹비와 교육비, 인테리어비를 걷는다. 일견 침몰하지 않는 쌍끌이 저인망 어선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격은 정직하다. 세상에 저렴한 물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본시장의 총아라던 사모펀드들이 한국의 골목 상권에선 맥을 추지 못했다. 놀부를 인수한 모건스탠리PE는 10년째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고 CVC캐피탈은 인수가의 절반에 KFC를 도로 내놓아야 했다. 이밖에 육칠팔(KIJIN캐피탈), 카페베네(한류벤처스), 토다이코리아(프랙시스캐피탈), 크라제인터내셔널(나우IB) 등이 사모펀드의 프랜차이즈 실패 사례로 거론된다. 지난 10년간을 되돌아보면 실패횟수가 성공한 경우를 웃돈다.



기존 포트폴리오(투자기업)의 성공방정식을 프랜차이즈에 그대로 대입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 흔히 하는 실수가 사업 다각화다. 돼지고기로 잘됐으면 닭이나 소까지 건드리기 시작한다. 부대찌개가 대박이 났으니 설렁탕도 팔아보자는 식이다. 하지만 십중팔구는 실패한다. 백종원도 열 개 브랜드를 내서 세 개 성공하기 어려운 게 프랜차이즈다. 글로벌 진출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한국에서 잘됐으니 외국에도 잘될 거라는 공식이 먹혀들지 않는다.


사업 다각화가 막히면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대다수가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다. 시장의 터줏대감을 밀어내려면 장기간의 연구개발(R&D)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깨닫는다. 투자 후 5년 내외에 엑시트해야 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선 고려하기 어려운 선택지다. 인력과 비용 절감도 녹록치 않다. 가맹점주들이 이를 좌시할리 없다.


신규 점포 출점에 집중하기로 가닥을 잡는다. 단기적으로 실적이 개선되지만 곧 한계가 찾아온다. 문어발식 확장은 가맹점의 수익저하로 이어진다. 노른자위 상권이 아니라 B급, C급 상권까지 출점을 허가한 탓이다. 여기까지 오면 막장(갱도의 끝)이다. 남은 카드는 가격상승 뿐이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 진입장벽이 낮은 탓에 이미 시장에는 카피캣(모방자)들이 난립해 있다. 500원만 올려도 소비자는 발길을 끊는다. 경영진은 외통수에 걸렸다는 걸 깨닫는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리나'의 첫 구절이다. 프랜차이즈 투자도 마찬가지다. 실패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성공한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별도기준 재무제표와 상승곡선을 그리는 점포당 매출이 그것이다. 잘하는 것에 집중해 가맹점과 동반성장을 꾀한다. 사모펀드의 프랜차이즈 투자 성공사례로 꼽히는 버거킹(VIG파트너스), 공차(유니슨캐피탈), 할리스에프앤비(IMMPE)가 그랬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부 레이 크록 맥도널드 창업자는 "당신(가맹점)이 먼저 1달러를 벌면, 우리(본사)가 그다음 1달러를 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로고는 프랜차이즈, 파트너, 공급업체가 의자의 세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그의 세 다리 의자(The three legged stool) 이론을 담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가맹점과의 상생은 도덕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를 망각한 프랜차이즈는 어느샌가 자취를 감췄다. 사모펀드도 여기서 자유로울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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