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발열을 가라앉히는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 부족현상이 장기화되면서 같은 성분의 다른 해열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한미약품 써스펜8시간이알서방정(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이 타이레놀 대체품으로 주목받으면서 코로나19 백신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써스펜 판매량은 보건당국이 해열진통제를 권고하기 시작한 지난 3월 1만3287개에서 4월 10만421개로 655.8% 증가했다. 5월 판매량은 4월보다 2만6328개 더 늘어난 12만6749개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판매량 대비 853.9%나 증가한 수치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발열 등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제를 찾는 사람이 4월부터 크게 늘었다"며 "타이레놀 제품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동일 성분의 써스펜을 대체품으로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약국에서의 써스펜 주문량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백신 접종이 빠르게 확대되는 만큼 내부적으로 써스펜 생산을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세트아미노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타 제약사들도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게보린 쿨다운정'에 대한 광고·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이들은 게보린 쿨다운 정이 아세트아미노펜 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 후 회복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B1.B2, C가 함유됐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현재 약국 내 제품 홍보와 대중광고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며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출시) 대비 월 매출은 2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부광약품 역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타세놀 제품군의 패키지를 리뉴얼하고 약국 마케팅을 강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타세놀 제품군 포장 패키지를 리뉴얼하면서 무카페인, 무색소를 강조하는 등 약국 브랜드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했다"며 "그 결과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약 5배 성장했고 앞으로 더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후 복용 해열제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추천하고 있다.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등 다른 성분의 해열제가 존재하지만 이들은 소염제 효과까지 있어 항체 형성에 방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감염내과 교수는 "과학적으로 다른 성분의 해열제가 항체 형성률을 떨어트린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면서도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항체 형성 방해를 막기 위해 가급적 아세트아미노펜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