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고질병 '성과주의'
눈칫밥 먹이는 '리부트조직' 등 최우선 손질해야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8일 09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경렬 기자] 성과내기에 급급했던 IT업계가 고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지나친 욕심은 IT업계의 성장세에 번번이 찬물을 끼얹고 있다. IT업계는 코로나19로 비대면 특수 효과를 누리며 또 한 번 외형 성장했다. 직원들의 연봉은 시원시원하게 올랐지만, 그만큼 회사에 불이 꺼지지 않는 시간이 많아졌다. 직원들은 노력을 짜내야했다.


다만 개발 시간은 결과물과 비례하지 않는다. 가령 A는 10시간을 투자해 A'를, B는 100시간을 투자해 B'를 만들어도 A'가 성공할 수 있다. 쥐어짠다고 결과물의 성공까지 보장받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배틀그라운드'로 1조클럽 게임사에 가입한 크래프톤이 대표적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짧은 시간에 개발돼 업계 대부분 사람들이 예측하지 못했던 성공을 거뒀다. 반면 곱절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 개발한 '테라'는 소위 '대박'을 치지는 못했다. 성공은 개인 노력의 시간과 땀에 비례하지 않을 때도 있는 셈이다. 


프로젝트의 성패는 개발자들을 줄세운다.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본보기가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크게 보상을 하고, 누군가에게는 퇴사를 권고하면 상당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문제는 '프로젝트의 성공'이라는 '결과'만 따졌을 때 불거진다.



최근에는 넥슨이 직원 16인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내려 고용불안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회사 내에서 프로젝트가 중단된 인력은 리부트 조직으로 이동했다. 해당 조직에 남아있는 개발자들은 새로운 프로젝트에 합류하지 못하면 자회사로 이동하기도 했다. 옆자리 책상이 치워지면 남은 사람들에게는 업무 압박이 찾아온다. 


리부트 제도에 대해 업계에서는 "정규직에 대한 처우로 맞지 않다"는 말들이 나온다. 얼핏 보면 회사가 본인의 선택을 존중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지적한다. 눈칫밥을 먹다가 퇴사를 결심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라는 입장이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직원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얼마 전 네이버에서는 15년 가량 근무한 직원이 자살을 선택했다. 고인은 야간·휴일 관계없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 심지어 2년동안 해당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절차를 밟아 행동을 취했지만 회사는 묵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뒤늦게 진상규명에 나섰지만 세간의 질타폭격은 막지 못하고 있다.


결과만 따지는 어떤 제도들은 최우선해서 손봐야한다. 성과와 노력을 함께 아우르는 보완된 제도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회사는 사람을 더 이해해야 한다. 회사는 프로젝트 실패 겪는 직원들의 사기를 꺾거나 노력하는 직원에게 더 큰 채찍을 휘둘러서는 안된다. 개인의 노력이 반드시 시장의 선택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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