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서경배과학재단(재단)에 추가로 주식을 증여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아모레G 우선주의 주가가 회복되면서 재단이 이를 매각해 운영비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재계는 이에 서 회장이 올 3월 재단에 지분 일부를 증여하긴 했지만 추가로 증여에 나서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재단이 보유한 아모레G 우선주는 11만8791주로, 지난 3월 서 회장이 관련 주식을 추가 증여한 당시 대비 8만3759주 감소했다. 이에 따른 재단이 보유한 우선주 지분율도 0.88%로 같은 기간 0.62%포인트 하락했다.
3개월 새 재단이 8만주 이상을 장내에 매도한 이유는 최근 아모레G우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3월만 해도 아모레G우의 주당 가격은 2만1200원 안팎 수준이었던 반면, 4월 들어 2만4000원대 오른데 이어 최근엔 2만7000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작년의 경우 총 18회에 걸쳐 우선주 20만8471주를 장내매도한 반면, 올 들어서는 지난달 13회를 포함해 44회나 주식을 매도했다. 즉 재단이 최대한 많은 운영비 확보를 위해 빠른 속도로 보유 지분을 매각하고 있는 셈이다.
재계는 이에 재단의 보유주식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는 만큼 서경배 회장이 추가로 주식을 증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3월 9일 서 회장이 주식 20만주를 증여할 때 서경배과학재단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그룹 우선주는 2550주였다. 이에 앞서 지난 2019년 7월 11일 30만주를 증여했을 당시에는 재단의 보유주식수는 3124주였다.
단순 계산으로 한달 평균 매도 주식이 1만9800주인 것으로 비추어 봤을 때, 이르면 향후 5~6개월 안에 추가 증여가 이뤄질 것이란 결론이 나온다. 서 회장은 서경배과학재단에 2016년과 2017년, 그리고 2019년에 각각 한 차례씩 증여했다. 두 차례 증여에 나선 것은 2018년이 유일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서경배과학재단은 서경배 회장의 사재 출연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향후 서 회장의 증여로 추가 재원 마련이 이뤄질 것이지만, 특정 시점을 정해놓지는 않아 구체적인 시기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서경배과학재단은 신진 과학자 연구지원을 위한 목적으로 2016년 설립됐다. 서 회장은 재단 설립 당시 3000억원의 사재 출연을 약속했고, 이에 따라 매년 한두 차례 재단에 그룹 우선수를 증여하고 있다. 재단은 서 회장으로부터 받은 주식을 정기적으로 현금화해 운영비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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