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M&A
'승자의 저주', 3조원대면 빗겨가나
입찰가, 5조원 밑도는 듯...자체 투자보다 M&A가 유리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9일 13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롯데·신세계가 지난 7일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나선 이유는 명백하다. 자체 보유한 이커머스(SSG닷컴·롯데온)의 경쟁력을 옥션·G마켓 정도로 끌어 올리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것보다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계는 이들의 결정에 대해 이베이코리아 몸값이 당초 예상됐던 것 보다 낮았기 때문 아니겠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두 그룹은 본입찰 때 이베이코리아 가격을 3조원 초·중반으로 써 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최근까지 시장에서 거론된 5조원의 70%에 그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액이 실제 3조원대로 결정될 경우 롯데·신세계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우려가 작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의 가장 큰 걸림돌이 높은 몸값이었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는 물류 등 유형자산이 거의 없는 가운데 수차례 유상감자, 배당을 실시하면서 보유 현금 대부분을 모기업인 이베이KTA에게 송금한 상태다. 인수자는 옥션·G마켓 이용자와 거래액만 보고 이베이코리아를 사야하는 셈이다. 이밖에 이베이코리아가 네이버쇼핑과 쿠팡에 비해 성장동력이 비교적 불투명하단 점도 원매자들이 고심을 거듭하는 데 한몫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의 기업가치가 5조원 수준으로 알려질 당시 롯데·신세계그룹 내부에서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얘기가 돌았다"면서 "이 경우 이들은 각각 롯데ON, SSG닷컴에 돈을 붓는 형식으로 자체 이커머스사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선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몸값이 낮아진 만큼 롯데·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느낄 부담도 줄게 됐다. 올 3월말 기준 롯데쇼핑이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은 2조3715억원, 이마트는 8567억원 수준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액이 5조원이라면 롯데쇼핑과 이마트는 각각 2조원, 4조원규모의 타인자본을 가져다 써야 한다. 하지만 현재 거론되는 가격이 유지될 경우 롯데쇼핑은 1조원, 이마트는 3조원 안팎의 자금을 조달하면 된다.


롯데·신세계는 경우에 따라 현금유출 규모를 더욱 줄일 수 있다. 여기에는 이베이코리아를 지배할 수 있는 수준의 지분(50%이상)만 확보하고 나머지는 파트너에 넘기는 방법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재계가 신세계그룹이 지분스왑을 단행한 네이버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공동전선을 꾸릴 것으로 예상한 배경 중 하나도 투자부담을 낮추는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롯데의 경우 MBK파트너스와의 협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예비 인수주체인 롯데쇼핑이 이베이코리아 지분 대부분을 사들이고 나머지는 MBK파트너스가 소수지분투자자로 들어오는 식이다. 재계는 MBK파트너스가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는 이름을 올린 뒤 본입찰에서 발을 뺐지만 재무적투자자(FI)로서는 여전히 이베이코리아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최종 인수액이 어느 정도일진 모르겠지만 5조원보다는 낮을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롯데와 신세계가 해볼 만 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통적 유통공룡 두 곳이 참전케 된 만큼 이들은 이베이코리아를 상대방이 가져갈 시 입을 데미지 또한 고려할 텐데 이 부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때 변수가 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