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 1000억 조달 왜 CB 공모로 할까
"금리·만기·주주가치제고 다각도로 검토"…현대로템·HMM 성공사례 참고 분석도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1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동아에스티가 인천 송도 공장 건설 등을 위해 1000억원을 수혈하기로 한 가운데, 조달 방식이 시선을 끌고 있다. 국내 굴지의 제약사가 현금성자산이 풍부한 상황에서 전환사채(CB) 공모라는 이례적인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9일 이사회를 통해 총 1000억원 규모의 CB를 주주우선 공모 방식으로 발행한다고 밝혔다. CB 만기는 5년으로 표면금리는 0%, 만기금리는 1%다. 최초 전환가액은 주당 8만6800원이며 발행가의 85% 이하로 주가가 떨어지면 전환가액이 7만3800원으로 재조정(리픽싱)된다. 다만 주가가 전환가액을 30% 초과하면 동아에스티가 중도상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오는 28일까지 동아에스티 주식을 갖고 있는 이들은 보유주식 1주당 1만1850원 청약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는다. CB는 발행 한 달 뒤인 오는 9월3일부터 주식으로 바뀔 수 있다. 동아에스티의 최대주주이자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는 CB 발행 결정 뒤 지분율 23.3%에 해당하는 233억원을 전액 납입하겠다고 일찌감치 공언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3년 동아제약이 지주사 체제로 변신하면서 인적분할 방식을 통해 설립된 사업회사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5867억원으로 국내 538개 제약사(비상장 포함) 중 14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다소 주춤했다고 하지만 영업이익도 340억원을 올렸다. 올 1분기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이 2523억원이어서 사내 유동성도 넉넉한 편이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에서 모두 신용평가등급 A+(안정적)를 부여받는 등 제약사 중에선 신용도도 우수한 편에 속한다.


동아에스티의 상황을 고려하면 금융권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를 해도 1000억원 조달엔 큰 문제가 없을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 신용등급이 A+(안정적)로 동아에스티와 같은 녹십자가 지난 5월 회사채 2000억원을 공모한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그러나 동아에스티는 비교적 위험도가 높은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으로 여겨지는 CB, 그 중에서도 3자배정이 아닌 주주배정을 골랐다.


이에 대해 동아에스티 측은 주주가치제고, 기업의 성장성, 금리와 만기 등을 여러 각도로 고려해 CB 공모를 결정했음을 알렸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10일 "회사는 비교적 낮은 1.0% 금리에 5년 만기를 설정할 수 있고, 주주들은 추후 주가 상승 때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양면이 CB를 통한 조달을 결정하게 된 이유가 아닐까 한다"며 "(코로나19 등으로)주가가 계속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주주환원정책 차원에서도 당장 지분 희석 우려가 있는 유증보다는 CB가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업계에선 동아에스티가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과 최근 CB 공모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점을 꼽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미국에서 자가면역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에 돌입한 상태다. 국내에서만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아에스티가 현금을 넉넉하게 갖고 있으나 이번 CB 발행의 주요 배경이 송도 공장 건설을 통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시장 진출인 만큼, 추가 자금이 더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현대로템과 HMM의 지난해 CB 성공사례를 거론하기도 한다. 두 회사는 CB 공모 뒤 바닥권이던 주가가 치솟았고, 사채권자들은 주식 전환을 통한 이익을 짧은 시간 내 톡톡히 누렸다. 시장에서도 지금처럼 유동성이 풍부한 시점에서 괜찮은 자금 조달 방식으로 간주되고 있다. 두 회사가 제약회사들은 아니지만 동아에스티도 이런 사례를 참고해서 CB 공모를 추진한 것 아니냐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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