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메이드 M&A
더네이쳐홀딩스, 혜택 없는 SI 참여…들러리 서나
아쿠쉬네트 인수와는 상반된 FI 주도 전략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4일 15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류석 기자] 의류 라이선스 업체 '더네이쳐홀딩스'가 골프용품업체 테일러메이드 인수·합병(M&A) 거래에 전략적투자자(SI) 참여를 결정하면서 M&A 이후 유력한 잠재적 인수 후보 중 한 곳으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두고 휠라(FILA)코리아의 아쿠쉬네트 인수 성공 사례가 재현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더네이쳐홀딩스는 2004년 박영준 대표(사진)가 설립한 패션·의류 업체다. 설립 초기에는 소형 전자기기와 차량용 전자제품 악세서리 등을 수입·판매하다 2010년 사업 모델을 변경했다. 지금은 주로 해외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들여와 제작·유통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박 대표가 약 22.3%를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다. 


테일러메이드 M&A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이하 센트로이드)와 FI로 참여를 결정한 MG새마을금고중앙회가 주도하고 있다. 센트로이드는 지난 5월 테일러메이드 M&A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지분 100%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약 17억달러(한화 1조9000억원)다. 


테일러메이드 M&A는 일반적인 사례와 다르게 SI가 아닌 재무적투자자(FI)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만큼 아쿠쉬네트 M&A 때와는 다르게 SI가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더네이쳐홀딩스의 자금 여력을 고려했을 때 향후 경영권 인수를 노리고 SI로 참여했다기보다는 단기적인 재무적 이익과 주가 부양 목적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센트로이드가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약 6000억원 규모 지분(에쿼티) 인수 펀드에 SI 자격으로 1000억원을 출자한다. 테일러메이드 M&A 자금은 후순위 에쿼티 펀드 6000억원, 중순위 메자닌 펀드 5000억원, 인수금융 8000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FI 주도로 테일러메이드 경영…아쉬운 SI 혜택


더네이쳐홀딩스는 과거 휠라코리아의 아쿠쉬네트 인수 사례를 염두에 두고 SI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휠라코리아는 2011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FI들과 함께 13억달러 규모 아쿠쉬네트 인수에 참여했었다. 휠라코리아는 최초 인수 시점에 약 1억달러를 미래에셋PEF가 조성한 에쿼티 인수 펀드에 출자했었다. 더네이쳐홀딩스가 센트로이드가 조성하는 PEF에 출자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었다. 


다만 M&A 이후 투자금 회수(엑시트)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아쿠쉬네트와 테일러메이드 인수 구조는 매우 상반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간 계약 내용에 따르면 SI 참여자에 대한 호의적인 조건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센트로이드 측은 SI들도 다른 FI와 동일한 조건에서 투자에 참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센트로이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테일러메이드 브랜드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만큼 실제 경영과 관련해서 국내 SI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SI에 혜택을 주면서까지 FI가 거둘 수 있는 기대 수익을 낮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먼저 아쿠쉬네트 인수 때는 SI에 힘이 더욱 실렸던 반면 이번 테일러메이드 인수에서는 FI에 전적으로 유리한 구조로 짜여 있다. 특히 2011년 아쿠쉬네트 M&A에서는 휠라코리아 측에 인수 과정에서 발행된 FI들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우선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이를 통해 휠라코리아는 5년 간 BW를 분할 매입해 지분 33% 확보, 최종적으로 경영권을 가진 최대주주가 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휠라코리아가 투입한 인수자금 규모는 최초 출자분을 포함해 약 4000억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거래에서 더네이쳐홀딩스에는 CB나 BW를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지 않았다. 다만 더네이쳐홀딩스에 최종 엑시트 시점에 전체 지분의 약 50%를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부여했다. 센트로이드는 우선매수권이 주어진 지분 외에 나머지 약 50%의 지분은 앞으로 테일러메이드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구주 매출과 이후 장내·외 매각으로 소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엑시트 시점 지분 50% 인수 비용만 1조5000억원 추산


더네이쳐홀딩스가 갖게 된 우선매수권은 큰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더네이쳐홀딩스가 SI로서 경영에 참여하면서 FI들과 함께 회사를 잘 경영하는 만큼 회사의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사실상 더네이쳐홀딩스는 향후 회사 성장에 도움을 준 것에 대한 이득은 없이 오히려 더욱 비싼 가격에 지분을 인수해야 하는 구조다. 또 지분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려고 하더라도 해당 시점에 인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기업 등 다른 인수 후보자에게 그동안의 공이 넘어갈 수도 있다.  


센트로이드 측에서는 향후 엑시트 시점 테일러메이드의 기업가치를 약 3조원에서 4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메자닌 투자금과 인수금융 자금 1조3000억원을 보유 지분율 하락 없이 원활히 상환하기 위해선 향후 1조3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 상승이 달성되야할 것으로 보인다. 발행된 메자닌과 인수금융 대한 이자 비용을 고려하면 상환해야 할 자금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더네이쳐홀딩스는 우선매수권이 부여된 지분 50%만 인수한다고 해도 해당 시점까지 최소 1조4000억원 이상의 추가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센트로이드 관계자는 "더네이쳐홀딩스가 더욱 성장해서 향후 엑시트 시점에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할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구조"라면서 "향후 함께 비즈니스를 하는 과정에서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테일러메이드 인수 이후 경영 과정에서도 발언권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센트로이드의 정진혁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이 테일러메이드 이사회 6석의 대부분을 꿰찰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사회 의장은 정 대표가 맡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아쿠쉬네트 인수 때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는 등 이사회 5석 중 3석을 휠라코리아에 배정했던 것과는 상반된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센트로이드 측에서는 첫 크로스보더(국경 간) M&A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테일러메이드 투자 성공에 대해 큰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SI의 영향력을 최소화해 거래 구조를 수립한 만큼 투자 성공 시 FI들의 과실은 크겠지만 그만큼 엑시트 시점까지 시행착오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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