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이스타항공의 예비인수자가 종합건설업체 성정인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자금조달 능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스타항공의 예비인수자는 건설회사 성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킹호스는 예비인수자를 정해놓고 공개매각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인수 참여 기업의 제시액이 예비인수자의 인수 희망금액보다 낮을 경우 예비인수자가 최종 인수하게 된다.
시장은 이스타항공 매각 금액이 1000억원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비인수자로 알려진 성정은 이보다 적은 800억원 상당의 금액을 인수 희망액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예상액보다는 낮은 금액을 제시했지만, 중소기업인 성정이 자체적으로 인수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성정은 지난 2014년 설립된 골프장관리용역업, 토공사업, 철근콘크리트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다.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업체로 지난해 59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보유한 총 자산은 315억원으로 유동자산 45억원, 비유동자산이 269억원이다. 비유동자산 대부분은 토지다. 현금도, 회사 전체 자산도 인수 금액을 대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스타항공 인수에는 성정 주주인 가족이 힘을 보탤 전망이다. 성정은 형동훈 대표가 48.32%, 그의 형제인 형선주가 47.63%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아버지인 형남순 회장이 나머지 4.05%를 보유했다.
이중 형 회장의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부여에 위치한 백제컨트리클럽(이하 백제CC)이 형 회장 소유다. 성정의 형 대표도 백제CC 지분 5.07%를 보유했다.
백제CC는 지난해 17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59억원의 영업이익과 4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총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960억원이다. 이 가운데 토지, 건물, 골프 코스 등 비유동자산이 920억원이다. 자산 대부분이 현금화가 어려운 비유동자산이다. 당장 현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산은 6억원에 불과하다. 1년 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인 단기대여금을 합쳐도 36억원이 전부다.
자회사를 동원해도 가용 가능한 금액은 크게 늘지 않을 전망이다. 백제CC의 100% 자회사인 대국건설산업의 규모는 세 회사 중 가장 작다. 총 자산은 150억원이다. 지난해 146억원의 매출과 68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나마 세 회사 중 유용할 수 있는 현금은 가장 많다. 57억원의 현금 및 현금등가물을 가지고 있으며 25억원 상당의 매출채권, 28억원의 단기대여금도 있다. 다만 단기 대여금 중 26억원이 성정, 2억원이 형 회장에게 빌려준 돈이어서 실제 가용은 힘들 전망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성정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서는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예정자와 금액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본입찰 금액"이라며 "비교적 자금 여유가 있는 쌍방울이 참여한 만큼 성정이 가격 경쟁력을 갖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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