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경렬 기자] 넥슨이 핵심 개발사 네오플의 재도약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중국시장 매출 급감으로 지난해 연매출이 3년 만에 1조원 아래로 떨어지고, 기대했던 '던파 모바일' 중국 출시마저 무기한 연기되면서 내수시장 중심의 고객 케어 정책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네오플의 올해 키워드는 '쇄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작년 10월 경영지원 총괄 이사로 정일영 넥슨네트웍스 대표를 영입하고, 개발력을 보강할 수 있는 우수인력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특히 정일영 이사는 게임 운영과 서비스에만 2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정 이사 영입은 텐센트 의존율을 낮추고 국내시장 등 자체 서비스 품질 확대에 만전을 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던전앤파이터'는 넥슨 게임의 근간인 만큼 최근 게임업계를 덮친 게임 아이템 확률 논란과 같은 이슈 발생시에도 정 이사의 역할론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넥슨 관계자는 "네오플의 넥슨 그룹 내 매출 기여,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권(IP) 중요성 등으로 볼 때 핵심적인 계열사"라며 "네오플의 경영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현업 부서의 높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정일영 대표에게 네오플 경영지원 총괄을 맡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네오플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배경은 핵심 캐시카우 '던파'가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연간 조 단위 매출을 일으키던 던파 마법은 조금씩 풀리고 있고, '사이퍼즈'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2013년 3D 버전으로 만들었던 던파 모바일이 당시 텐센트 허들을 넘지 못해 현재의 2D 버전으로 다시 제작했지만 이번엔 중국 정부 입김으로 출시 여부를 장담받지 못하고 있다. 던파 매출의 90% 이상은 해외에서 나오고 있고, 해외 매출의 99%가 사실상 중국 텐센트 몫이다. 이는 곧 텐센트에 대한 의존율을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네오플은 자생 기반 확대를 위해 개발사의 기본인 '게임성' 업그레이드에 집중하고 있다. PC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 라이브 인력은 물론 던파 IP를 활용한 또 다른 신작 프로젝트 '오버킬' 개발 인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있다. 네오플 본사가 제주도에 위치한 지리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택 제공, 거주비·항공비 지원 등 파격적인 혜택도 내걸었다. 중국시장 출시 여부가 불투명한만큼 '오버킬'의 경우 국내시장부터 출격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던파 텃밭인 중국 매출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고, 반면 한국 매출이 다시 역주행하면서 넥슨 내부에서 국내시장 케어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텐센트를 통한 던파 모바일 출시 계획이 연거푸 수포로 돌아가면서 당분간 던파 온라인 기존 고객 케어와 함께 차기작 개발에 매진할 가능성이 높다. 고객서비스 전문가를 내부로 들인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네오플의 지난해 매출은 2019년 대비 21.8% 감소한 8910억원이다. 국내 매출(910억원)은 61.3%(346억원) 늘었지만, 규모가 큰 해외(8001억원)에서 매출이 26.1%(2832억원) 줄면서 전체 매출 축소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