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백워데이션
기관투자자 '선물 숏·현물 롱' 빈번···개미들은?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7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규창 금융부장] 국내외 주식시장은 물론 코인시장에서도 개인투자자들, 일명 개미들은 자신감에 넘쳐있다. 개미들은 일단 주식시장에서 투자 과열을 우려한 기관투자자들의 매도 공세를 너끈히 받아내며 자주 승전보를 전했다. 때마침 공매도 금지 조치는 개미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 심지어 바다건너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개미들이 똘똘 뭉쳐 공매도 비중이 큰 게임스톱 주식을 집중 매입, 공매도 헤지펀드를 넉다운시키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가상자산, 즉 코인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비록 '관종'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의 말 한마디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가격이 춤을 추기도 했지만 저가 매수 심리도 꾸준하다. 미국, 중국 등 강대국 중앙은행의 경고에도 보란 듯이 가격 반등을 이뤄냈다. 여기에 최근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고 탄자니아도 검토에 나섰다. 머스크도 비트코인 채굴에 50% 정도를 재활용 에너지로 사용할 경우 테슬라 차의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겠다는 '구두개입'을 재개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운용자인 폴 튜더 존스는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 원자재, 금과 함께 가상자산을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코인 가격이 다시 우상향으로 꿈틀대고 있다.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코인 시장에 두 가지 뉴스가 눈에 띈다. 하나는 지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비트코인 백워데이션(Backwadation.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은 상태), 또 하나는 골드만삭스가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 관련 선물과 옵션거래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뉴스다.



비용 등을 반영한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은 콘탱고(Contango)를 정상시장이라고 하기 때문에 마이너스 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에 놓인 비트코인 백워데이션은 향후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예상한 매도가 많다는 뜻이다. JP모건은 2017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가 2018년 급락하면서 발생한 백워데이션 상황과 비슷하다며 약세장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문득 올 초에 만난 금융권 인사의 멘트가 떠올랐다. 투자시장에 잔뼈가 굵은 그는 대형 글로벌 IB 등 기관투자자들이 코인 선물거래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순간부터 개미들은 코인 시장에서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금력 있는 기관들이 '선물 숏, 현물 롱' 포지션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며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되면 개인들은 도저히 타이밍을 맞출 수 없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기관들이 좌지우지 하는 국채 현·선물시장에서 개미들이 맥을 못추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와중의 골드만삭스의 이더리움 선물·옵션 상품 준비는 기관 주도의 코인 시장을 가늠케 한다.


물론, 해당 금융권 인사는 과거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나심 탈레브('블랙스완'의 저자)와 마찬가지로 코인을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극'이라고 단언한 코인 비관론자다. 백워데이션은 다른 시장에서도 간혹 발생하는 현상이고 이더리움의 선물·옵션거래는 코인 시장 활성화의 또 다른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있다. 선물거래가 활발한 주식시장으로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다만, 개미들이 조심해야 할 때인 점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는 유명인의 한마디에 일희일비하는 코인 시장의 허약한 투자 기반을 확인했다. 발권력을 가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디지털화폐(CBDC) 개발에 착수하며 기존 코인과의 경쟁을 조성하는 한편, 감독당국은 본격적인 코인 규제에 나섰다. 코인 투자자들이야 당장 신경도 쓰지 않겠지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움직임도 거의 무제한을 보였던 코인 시장의 유동성 공급에 미세하게나마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여기다 기관이 물량과 가격의 주도권을 손에 쥐게 된다면?


코인 비관론으로 바라보면, 엘살바도르의 결정은 달러 중심 경제에서 소외된 국가의 도박이고 가격 변동성이 큰 코인을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삼겠다는 발언은 그 저의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머스크는? 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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