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M&A
'확실하면 사는 롯데', 옥션 품지 않은 이유
롯데렌탈·하이마트·타이탄 인수와 다른 분위기...이베이는 오버페이?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6일 16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롯데그룹이 '세기의 딜'로 이목을 끈 이베이코리아(옥션·G마켓)를 인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재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롯데는 함께 본입찰에 들어간 신세계그룹(이마트)이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을 4조원 중반으로 책정한 데 반해 3조원 초반을 써내면서 인수전에서 사실상 밀려난 상황이다.


재계의 눈길을 끄는 점은 롯데의 이번 행보가 과거 가치만 확실하다면 거금을 아끼지 않던 인수합병(M&A) 전략과 다소 다른 모습을 보였단 것이다.


앞서 롯데는 신동빈 그룹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2010년대 들어 그룹사와 확실한 시너지를 낼 수 있거나 업종별 1위 업체를 인수하는 데 집중해 왔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매물은 2010년 LC타이탄(타이탄, 1조5000억원), 2012년 롯데하이마트(하이마트, 1조2400억원), 2015년 롯데렌탈(KT렌탈, 1조200억원) 등이다.



이들 업체는 각각 현지 및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지녔다는 공통점이 있다. 타이탄은 말레이시아 최대 석유화학 기업이며 하이마트와 KT렌탈은 각각 국내 양판점·렌터카업계 수위 사업자다. 재계는 이를 두고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은 제값 주고 산다는 롯데의 M&A 전략이 고스란히 담긴 사례들로 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도 시각에 따라서는 롯데의 M&A 전략에 부합하는 매물이다. 이베이코리아는 거래액 기준으론 이커머스 내 압도적 1위 사업자였던 과거보단 못하지만, 손익 관점에서는 여전히 업계 최상위 사업자다. 이곳은 매년 1500억원 가량의 상각전 이익(EBITDA)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국내 이커머스업체 가운데 이베이코리아 수준의 이익을 낼 수 있는 곳은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이베이코리아는 롯데그룹사와의 시너지 측면에서도 궁합이 좋은 편이란 평가를 받아 왔다. 먼저 이베이코리아의 직·간접적 고객사인 백화점과 롯데마트를 비롯한 롯데 유통사와 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다수의 식음료 제조사가 재미를 볼 여지가 적잖았다. 연간 20조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 중인 이베이코리아에 입점한 효과와 더불어 그룹사 차원의 협력도 기대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물류 측면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이베이코리아의 약점 가운데 하나인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데 한몫할 여지가 컸기 때문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CJ대한통운, 한진, 로젠 등과 함께 전국 택배망을 갖춘 몇 안 되는 업체다. 또한 충북 진천에 짓고 있는 물류 터미널은 신선식품 풀필먼트 역량도 갖추고 있다.


재계는 이러한 시너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이유로 매물의 몸값이 너무 과도하다는 우려 아니겠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이익을 내는 사업자긴 하지만 4조원 이상을 주고 사들일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롯데와 함께 또 다른 인수 후보자였던 MBK파트너스도 이베이코리아에 4조원을 들일 순 없다는 것을 이유로 최종 베팅에 참여하지 않았다.


실제 이마트가 이베이 본사에 적어낸 금액(4조1000~2000억원)은 이베이코리아 연간 EBITA의 27.3배에 달한다. 이베이코리아가 현재의 수익성을 27년간 유지해야 이마트가 손해를 안 보는 셈이다. 롯데는 이 기간 이베이코리아가 이커머스업계 2강이 된 네이버쇼핑, 쿠팡 등에 밀릴 가능성, 그룹사 간 시너지 효과가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단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본입찰 때 적어낸 금액은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당 그룹이 수익성 등이 확실한 기업들에 대해 아낌없이 투자한 건 맞지만 이번 건은 시너지 창출 여부를 따져보고 보수적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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