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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돈은 어디에 쓰일까
양도웅 기자
2021.06.18 08:41:20
③수조원대 ESG 자금 중 70~80%가 '저소득층·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지원에 활용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7일 08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는 이제 경영의 중요 키워드로 자리매김했다. 사회적, 윤리적 가치를 외면하는 기업은 점점 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뿐아니라, 자금도 유치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기업이 앞다퉈 ESG경영을 천명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물론, 많은 CEO가 ESG를 친환경 제품군과 기존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확대하는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ESG는 의사결정 초기 단계부터 모든 경영활동의 변화를 요구한다. 특히 금융은 ESG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사실상 기업의 ESG를 평가하는 역할도 맡았다. 스스로도 ESG 경영도 달성해야 한다. 팍스넷뉴스는  국내 주요 금융회사의 ESG 활동을 점검해보고 문제점을 지적하며 동시에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팍스넷뉴스 양도웅 기자] ESG 사업을 금융지원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ESG채권 발행량을 일제히 늘리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압도적으로 금융지원을 많이 한 분야는 '저소득층 생계 지원 서비스'와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가 적극 추진하는 여러 ESG 사업의 목표가 '포용금융'과 '기후 변화 위기 대응'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시중은행들이 ESG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금융지원을 많이 한 분야 중 하나가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이다. <사진=pixabay>

◆ 은행권, 여러 보고서로 ESG채권 사용 내역 밝히지만···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매년 ▲그룹 ESG(지속가능경영)보고서 ▲환경보고서(그린리포트) ▲지속가능채권 사후 보고서 등 여러 종류의 보고서를 통해 ESG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의 용도를 밝히고 있다. 


이는 금융권 안팎에서 제기하는 '그린워싱(친환경 이미지만으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과 함께 ESG채권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채권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시중은행들의 ESG채권 발행 규모는 매년 확대되고 있고,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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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아직 ESG 관련 보고서는 공시 규정이 일관성 있게 확립되지 않아, ESG채권의 자금 용도가 여러 보고서에 중복 게재되는 등 다소간의 혼선을 빚고 있다. 


ESG 관련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ESG채권 발행일로부터 1년여가 지난 시점에 공시된다. 2020년 한 해 동안 발행된 ESG채권과 채권들의 사용 내역이 2021년 중반에 발표되는 식이다. 자금 조달과 활용 사이에 시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1년간의 실적을 정리한 사업 보고서가 3~4월에 발표되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이는 많은 전문가가 개선을 요구하는 부분 중 하나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ESG채권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인증제도를 강화하고, 정보제공을 확대하는 한편, 발행 채권의 법적·제도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제도적 지원도 마련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ESG 관련 공시 요건을 지속적으로 정비함으로써 보다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ESG 평가 기반이 확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한금융그룹이 올해 발표한 '2020 ESG 하이라이트' 보고서의 표지. 이는 4대 금융그룹 등이 매년 발표하는 'ESG(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축약본이다.

◆ ESG채권 활용의 두 키워드 '신재생에너지와 포용금융'


객관적이고 일관성 있는 공시 기준의 부재로 4대 시중은행 간의 정확한 평가를 하기 어렵지만, 가장 꾸준히 ESG채권 발행 내역과 자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으로 꼽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에 발행한 ESG채권 규모와 자금 용도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지속가능채권 2021년 사후 보고서'를 유일하게 공시한 곳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에 총 네 차례의 ESG채권을 발행(원화·외화 총합)해 1조8185억원을 조달했다. 여기에 내부에서 8000억여원을 더해 ESG 사업에 총 2조6200억원을 금융지원했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가장 많이 금융지원한 ESG 사업은 저소득층 대출이다. ESG에서 S(Social)에 해당하는 사업으로, 우리은행은 지난해 저소득층 대출 사업에만 총 1조6533억원을 투입했다. 전체 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8%다. 다음으로 금융지원을 많이 한 사업은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발전 및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으로 여기엔 4581억원을 투입했다. 비중으로는 17.5%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은 매년 '지속가능채권 사후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엔 ESG채권 발행 내역과 자금 사용 내역이 상세히 명시돼 있다. <출처=우리은행 '지속가능채권 2021년 사후 보고서>

신한은행이 포함된 신한금융그룹은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ESG보고서 2020'을 축약 형태(보고서명: 2020 ESG 하이라이트)로 먼저 발표한 곳이다. ESG보고서는 은행을 포함한 그룹 계열사들의 ESG채권 발행 내역과 자금 사용 내역, 그리고 ESG 관련 성과를 모두 소개하고 있는 일종의 그룹 통합 ESG 관련 보고서다. 


신한은행의 '2020 ESG 하이라이트'에 따르면, 신한은행을 포함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코로나19 피해 기업 및 개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총 1조5371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원화·외화 총합). ESG에서 S에 해당하는 사업인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집중한 셈이다. 또한, 탄소 저감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사업에 총 2조6160억원을 신규 대출하면서 산업의 기후 변화 대응이 촉진될 수 있도록 지원 사격했다. 


두 은행 외에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아직 지난해 ESG채권 발행 내역과 자금 사용 내역을 정리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지 않다. 다만,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에 발표한 '환경보고서 2019'에서 2020년 상반기에 발행한 ESG채권 내역과 자금 사용 내역을 일부 밝히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4월과 5월에 총 세 차례 ESG채권을 발행(원화·외화 총합)해 1조3550억원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총 1조4697억원을 ESG 사업에 금융지원했는데, 가장 비중이 큰 사업은 중소기업 및 마이크로파이낸스(저소득층) 지원이었다. 여기에만 총 1조2413억원을 투입했다. 비중은 84.4%였다. 더불어 영암 태양광 발전 사업과 인천 연료전지 발전 사업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 총 444억원을 금융지원했다.


마지막으로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2019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019년 ESG채권을 한 차례 발행해 6600억여원을 조달했다. 이 자금 중 3300억원가량을 태양광과 풍력 발전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자금으로 활용했다. 중소기업과 저소득층 대출에도 약 800억원을 사용했다. 2020년 발행한 ESG채권의 사용 내역은 올해 발표할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4대 시중은행 모두 ESG 가운데 S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에 대한 생계 지원 서비스나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금융 등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며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여건상 태양광이 다른 신재생에너지보다 발전 효율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태양광 발전 사업 중심의 금융지원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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