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캐피탈, '큐로' 재무개선 안간힘
2007년 펀드로 투자한 뒤 '결자해지'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7일 15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신진섭 기자] 대경기계건설(현 큐로) 투자 실패가 현재까지도 큐캐피탈파트너스(이하 큐캐피탈)와 큐로그룹 전반에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자닌 채권과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불어넣고 있지만 큐로 실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큐캐피탈은 사모펀드(PEF) '국민연금07-1 기업구조조정조합QCP12호'를 통해 2007년 대경기계기술 경영권 지분 67.59%를 약 2200억원에 취득했다. 주요 출자자(LP)로는 국민연금(1000억원)과 대한전선(1200억원)이 참여했다.


펀드 만기가 다가왔지만 원매자를 찾기 어려웠다. 2011년과 2015년 두 차례 대경기계건설(이하 대경기계) 매각을 추진했지만 불발됐다. 플랜트 산업의 업황 부진으로 대경기계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이유가 컸다. 주가도 실적을 따라 하락하는 추세였다. 매각이 보류되며 수익성은 점차 악화됐다. 큐캐피탈은 운용사(GP)로서는 이례적으로 대경기계 투자손실을 LP 대신 짊어지기로 결정했다. 사모펀드 운용사로서의 신용도를 지키기 위해 손실을 껴안은 이례적 결정이란 평이 나왔다. 


2017년 7월 큐캐피탈은 QCP12호가 보유하던 대경기계 3700만주 전량을 장외매도 방식으로 큐로그룹 계열사인 큐로컴에 매도한다. 주당가격은 700.3원으로 총 거래대금은 259억원 정도였다. 며칠 뒤 큐로컴은 3700만주 중 1500만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했다. 처분단가는 642원으로 주식 인수가보다 낮았다. 투자 실패의 영향이 큐로그룹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대경기계는 큐로로 사명을 변경했다. 큐로그룹의 간판격 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자본확충 작업이 연달아 진행됐다. 2017년 말 큐로는 1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권경훈 당시 큐캐피탈 회장이 2000만주, 김동준 당시 큐캐피탈 대표이사가 200만주를 각각 인수했다. 이어 큐로는 큐캐피탈을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 5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큐로 전체 지분 대비 15.92%에 해당하는 규모다. 결과적으로 투자실패의 부담을 큐캐피탈과 권 회장, 김 대표가 나눠지는 구조가 됐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2017년 큐로는 6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인원감원과 원감절감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듬해 97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는 등 오락가락한 성적을 기록했다. 매출도 전년 대비 42% 가량 감소했다. 아울러 2017년 70억원, 2018년 16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험난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큐로그룹은 큐로에 대한 신사업을 다각도로 탐색했던 것으로 보인다. 큐로 정관에 따르면 2016년 22개였던 사업목적은 2017년 62개, 2018년 84개로 증가했다. 산업설비 공사업, 플랜트 설계에 집중됐던 사업목적에 헬스케어, 제약(바이오), 이륜자동차, 블록체인과 가상화폐까지 추가했다.


큐로는 2018년 5월 100억원 규모의 아이티엔지니어링 CB를 매입하며 전기자동차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기업을 결합해 가치를 제고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동성 확보를 위한 메자닌 채권 발행과 유상증자는 지속됐다. 2018년 789회차 CB 발행과 유상증자를 합쳐 225억원을 투입했다. 이번엔 큐로그룹 계열사 지엔코가 총대를 맸다. 80억원 규모의 CB발행과 100억원의 유상증자가 지엔코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실적이 부진하자 주가가 하락했고 이에 따라 기발행했던 CB의 전환가액이 조정(리픽싱)되기 시작했다. 대부분 큐로그룹 계열사에게 발행된 CB였기에 일반적인 메자닌 투자와는 궤가 달랐다. 리픽싱으로 보유 주식수가 증가해도 차익실현을 위해 쉽사리 팔 수가 없는 이유에서다. 시장에 매도 물량이 대거 나오면 큐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상승하면 파생상품손실이 발생했다. 2018년 5월 기준 전환사채와 통화선도를 합친 손실액은 88억원, 큐로 자기자본대비 11.58%에 해당했다. 큐로그룹 계열사, 특수관계인이 CB 대부분을 보유해 실제 현금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었지만 재무적으로 달갑지 않은 상황인 것은 분명했다.


2019년 큐로는 승부수를 던진다. 부실한 실적을 내던 에너지사업부문 신규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비용 감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노린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해 11월 아이티엔지니어링 CB를 전량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회사 경영권을 확보했다. 인수 당해 아이티엔지니어링은 매출 14억원, 당기순손실 41억원의 실적을 냈다. 인수 전 수년간 아이티엔지니어링 매출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일견 부실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또 하나의 부실기업을 볼트온하는 것처럼 비쳐졌다.


2019년 말 큐로그룹은 큐로 지분 관련 교통정리를 시도하는 듯 보였다. 큐캐피탈은 처분단가 1195원에 큐로 전환사채권 1175만주를 큐로컴에게 매도했다. 큐로컴은 큐캐피탈에게 건네받은 전환청구권 전량을 큐로 보통주로 전환했다. 전환가는 큐캐피탈로부터 건네받은 가격의 절반에 못 미치는 553원이었다. 해당 거래로 큐로컴에겐 140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갔고, 75억원의 평가차손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전환청구권 행사로 주식이 늘었음에도 큐로컴의 큐로 지분율은 직전 보고 24.25%에서 23.19%로 오히려 1.06% 하락했다. 거듭된 주가하락으로 기발행했던 CB들이 리픽싱을 거치며 지분이 희석됐다.


부메랑이 다시 돌아왔다. 2020년 초 큐캐피탈은 109억원 규모 큐로컴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곳간을 다시 비워야 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큐캐피탈은 같은 해 6월 시너지투자자문을 대상으로 90억원 규모 CB를 발행한다. 시너지투자자문은 1년 뒤 전환청구기간이 도래하자마자 CB 15억6000만원 어치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74억4000만원 규모의 잔여 CB도 전환 후 매도 가능성이 점쳐진다. 주가하락 방어를 위해서 큐캐피탈은 CB를 사들이는 매도청구권(콜옵션)을 실행할 수 있다. 이 경우 원금에 사채발행일로부터 매매대금 지급기일 전일 까지 3개월 복리 연 8%의 이율이 가산된다.


올해 5월에도 큐캐피탈은 큐로컴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178만여주를 발행가액 1291원에 매입해 23억원의 현금을 지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부채 만기가 찾아오면 큐캐피탈과 큐로컴이 서로의 빚을 떠넘기기 바쁜 모양새다. 큐로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큐로홀딩스도 유증에 참가해 472만주를 61억원에 사들여 총 84억원의 실탄이 큐로컴에 투입됐다. 


빚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큐로의 실적 개선이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은 전년 대비 후퇴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5% 줄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절반 가량 감소했다. 큐캐피탈이 대경기계에 처음으로 투자했던 2007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고 순이익은 10분의 1 규모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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