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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표 없는 조달자금, 용처 '오리무중'
강지수 기자
2021.06.21 08:47:58
④"금융사 80%, 계좌 하나로 일반채권과 ESG채권 동시에 관리"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8일 08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는 이제 경영의 중요 키워드로 자리매김했다. 사회적, 윤리적 가치를 외면하는 기업은 점점 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뿐아니라, 자금도 유치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기업이 앞다퉈 ESG경영을 천명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물론, 많은 CEO가 ESG를 친환경 제품군과 기존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확대하는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ESG는 의사결정 초기 단계부터 모든 경영활동의 변화를 요구한다. 특히 금융은 ESG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사실상 기업의 ESG를 평가하는 역할도 맡았다. 스스로도 ESG 경영도 달성해야 한다. 팍스넷뉴스는  국내 주요 금융회사의 ESG 활동을 점검해보고 문제점을 지적하며 동시에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ESG채권 발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조달한 자금이 적절한 곳에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우려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ESG 명목으로 조달을 했지만, 돈에 꼬리표가 없는 만큼 일반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과 뒤섞여 사실상 일반 채권과 동일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ESG채권과 관련한 '그린워싱' 논란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ESG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금을 상환하거나, 취지와 맞지 않는 엉뚱한 곳에 투자해 '친환경 기업'이라는 이미지만 부풀린다는 우려다.


금융권은 정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의 보고서를 발행해 ESG채권 투자 용처를 공시하는 등 그린워싱 우려를 지우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그린워싱 우려는 단순히 공시 여부뿐만 아니라, 자금의 유입부터 사용까지의 과정 전체를 향해 있다.


◆ 계좌 하나로 관리···일반 자금과 뒤섞여 사실상 구분 어려워

사진 출처: pixabay

ESG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이 의심받는 이유는 ESG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이 일반 은행채와 별도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 있다. ESG채권 인증평가를 하고 있는 기관의 한 관계자는 "평가한 곳 중 20%를 제외한 나머지 금융사들은 일반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과 ESG 자금을 하나의 계좌에서 함께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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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이 공통계좌에서 일반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과 뒤섞이면 사실상 구분이 어려워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ESG채권을 발행하자마자 투자처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 알기 어렵다"면서 "보통 녹색채권 1000억원을 발행한 이후 녹색 투자에 1000억원 상당을 썼다면 ESG 자금을 사용했다고 보는 식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우려에도 별도로 ESG자금을 관리하지 않는 데는 제조업 등 일반 기업과 구분되는 금융사의 특징도 반영돼 있다. 일반 기업은 채권 조달시 특정 사업이나 시설 투자 등 용처가 비교적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반면, 금융사는 채권을 선발행한 이후 길면 1년까지도 자금을 보관하면서 각각의 프로젝트에 순차적으로 자금을 배분하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특성은 정확한 공시의 어려움과 함께 이자 부담이라는 어려움도 낳는다. 일반 기업에 비해 자금 예치 기간이 긴 금융사 특성상, ESG채권으로 발행한 1000억원을 별도로 관리할 경우 추가 이자로 약 30억원 상당을 별도 부담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신규 ESG프로젝트가 많지 않아 별도의 자금 관리 개설 필요성이 낮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ESG채권 발행에 따른 자금 절감 효과가 크지 않고, 이때문에 신규 프로젝트 투자보다는 기존 프로젝트 중 적격인 것들을 모아서 ESG 사업에 편입하는 식으로 운영하는 곳들이 많다"면서 "ESG 프리미엄이 붙어 신규 ESG 사업 투자가 늘어나면 별도로 자금을 관리할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 커지는 공시 필요성


ESG채권에 대한 '꼬리표 없는 돈'이라는 우려에도 투명한 공시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ESG채권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향후 투자 계획과 현재까지의 ESG사업 투자 여부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ESG금융 인증평가사들도 평가에서 공시 비중을 강화했다. 한국신용평가는 ESG 인증 평가방법론에서 ▲프로젝트 및 자금에 대한 공시 프로세스를 확인했는지 ▲공시에 공시 필수사항 및 중요한 변동사항을 포함했는지 등에 각각 15%의 비중을 뒀다.


단, ICMA(국제자본시장협회) 등이 ESG채권에 대한 뚜렷한 공시 형식을 발표하지 않아 아직까지는 각사들이 자율적으로 사용 내역을 공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른 혼선도 있다. 국내 ESG인증 평가기관 한 관계자는 "초기 단계이다 보니 다른 금융사의 ESG금융 계획이나 내용을 그대로 갖다 붙여 향후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CMA 또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기준 대신 두루뭉술한 기준을 주면서 자율적인 실험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한 점진적인 기준은 앞으로 만들어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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