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아름 기자] 경동제약이 올해도 중간배당 실시할 계획이다. 경동제약의 연간 시가배당률이 4.3%인 점을 감안하면 5%에 가까운 현금배당을 이번에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인 오너가 2세 류기성 부회장도 상당량의 배당금을 받게 되면서 업계에서는 류 부회장이 증여세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동제약은 중간(분기)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중간배당 규모는 경동제약이 지난해 실시한 100원, 총 24억원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경동제약의 실적은 하락했지만 배당은 꾸준히 확대했다. 경동제약의 매출은 2018년 1793억원에서 2019년 1765억원, 지난해 1738억원으로 줄었다. 배당 기준이 되는 순이익도 2018년 53억원에서 2019년 228억원을 증가했지만 지난해 129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이 가운데 경동제약은 2018년 2.6%, 2019년 5.1%, 지난해 4.3%의 시가배당률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들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1.559%로 평균을 훨씬 웃돈다. 

지난해만 해도 경동제약은 한 해 순이익(129억원) 보다 더 많은 134억원을 배당했다. 여기에 지난해는 중간배당까지 시작했다. 2014년 이후 중간배당을 폐지했다 배당소득 증대세제도가 2017년 폐지되자 부활시킨 것이다.

당시 경동제약은 배당소득 증대세제도 활용을 위해 중간배당을 없애고 결산배당 규모를 늘렸다. 배당소득 증대세제는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에 대해 원천징수세율을 줄여 주는 제도다. 경동제약은 중간배당이 혜택에 포함되지 않자 중간배당 제도를 없애고 결산배당에 배당을 몰아 실시 했다.

문제는 경동제약 배당의 절반이 오너일가에게 돌아가고 있단 점이다. 6월 현재 류기성 부회장(17.51%)을 비롯해 오너일가는 회사 지분 44.27%를 갖고 있다. 

류 부회장은 지난해 중간배당, 연간배당을 통해 연간 약 24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에는 15억원의 배당금을 받았지만 지난해 9월 28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추가로 지분을 확보하면서 배당 수령금이 늘었다.

업계에선 오너일가가 배당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증여세 납부에 이용하지 않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류덕희 회장은 지난 2019년 아들인 류기성 부회장에게 회사 주식 190만주(약 165억원)를 증여했다. 류 부회장은 2018년까지 지분 6.61%로 2대 주주에 불과했지만 주식 증여를 받으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었다.

류 부회장은 증여를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지만 100억원에 달하는 증여세를 떠안게 됐다. 류 부회장은 국세청에 연부연납을 신청해 회사 주식 88만주를 법원에 공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2세의 경영승계 재원 확보가 중요한 타이밍"이라며 "승계 작업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고배당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