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M&A
'윈윈' 구조 짜야하는 신세계·이베이·네이버
인수 가격·주주 간 계약·지분 구조·SSG닷컴 주주 구성·공정위 이슈 등 조율 사항 얽혀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1일 08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베이 베를린 / 출처=이베이 홈페이지


[팍스넷뉴스 심두보 기자] 4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 M&A의 결과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롯데그룹보다 높은 가격을 이베이에 제시하면서 신세계는 유일한 인수후보 자리를 획득했다. 다만, 거래의 규모가 큰 만큼 인수구조 조율에 양측은 첨예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도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본입찰은 계속 진행 중이며, 당사의 참여방식 또는 최종 참여 여부에 대해선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미국 이베이도 이베이코리아 지분 중 일부를 남기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구조에 따라 네이버의 참여 여부와 인수금액의 규모, 그리고 주주 간 계약 내용 등이 모두 영향을 받게 된다.


공정위 이슈로 네이버 우회 지원 가능성도 


2020년 말 거래액 기준 네이버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약 17%다. G마켓·옥션·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점유율은 약 12%이며, SSG닷컴의 점유율은 3%를 밑돈다. 이 셋을 합치면 32%에 달한다. 이는 쿠팡 점유율인 13%의 두 배를 훌쩍 넘기는 수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위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하진 않는다. 지난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베이 케이티에이(UK)가 인터파크의 G마켓 주식을 취득할 당시 오픈마켓을 일반 인터넷 쇼핑몰과 별개 시장으로 획정했다. 이런 획정 방식에 따라 이베이의 옥션과 G마켓의 기업결합 후 시장점유율은 87.5%로 계산되었고, 경쟁제한성 추정 대상에 해당했다. 다만, 인터넷 쇼핑 시장은 결합 후 시장점유율이 36.4%에 불과했고, 이에 따라 경쟁 제한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년간 거래 수수료율 인상 불가, 중소형 판매사업자 보호대책 수립 등의 행태적 시정조치를 취했다.


SME를 위한 네이버 꽃 프로젝트 / 출처=네이버 홈페이지



당시로부터 1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 이커머스 시장은 규모도 커지고, 사업 방식도 다양해졌다.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직매입 방식을 활용한다. 쿠팡은 반대다. 직매입 방식을 핵심으로 오픈마켓 시장을 늘려나가고 있다. 네이버는 오픈마켓, SSG닷컴은 직매입을 중심에 두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어떤 잣대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심사 결과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다른 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20% 이상(의결권 있는 주식) 취득하게 되면 기업결합신고의 대상이 된다.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20% 이상 확보하는 방식은 이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특히 중소상공인(SME)과 상생을 전면에 내세운 네이버는 공정 거래와 관련해 조치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투자은행 업계의 관계자는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에 투자하려는 목적은 신세계그룹과의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지 이베이코리아에 대한 경영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며 "SSG닷컴 혹은 이마트에 대한 투자나 신세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완료 후 협업 체계 구축 등 시나리오는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네이버가 이번 인수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신세계그룹과의 공동 행보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지난 3월 이마트 그리고 신세계인터네셔날과 각각 1500억원과 1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진행했다. 지분 교환의 목적은 온·오프라인 커머스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다.


◆신세계-이베이 주주 간 계약도 관건


이베이가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남길 경우 이베이는 미래의 주식 처분을 위한 주주 간 계약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인수 주체로 전면에 나선 이마트는 SSG닷컴의 최대주주로 지분 50.1%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의 지분율은 26.9%다. 나머지 지분 23%는 재무적 투자자(FI)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가 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2018년 1월 9억38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또한 SSG닷컴이 목표 거래액(GMV)과 상장 등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FI는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추가 출자에 대한 계약 내용도 있다. 이마트는 2022년 12월 31일까지 1회에 한해 FI에게 최대 3000억원의 추가 출자를 청구할 수 있다. 반대로 FI 역시 추가 출자를 요청할 수 있다. 즉, SSG닷컴은 3000억원의 실탄을 2022년에 마련할 예정인 셈이다.


SSG 앱 / 출처=SSG닷컴 홈페이지 캡처


겸업금지 계약 조건은 이번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 등 SSG닷컴의 대주주는 FI의 사전 서면동의가 없는 한 국내에서 동종 혹은 유사한 온라인몰 사업은 대상회사(SSG닷컴)를 통해서만 영위해야 한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또 온라인몰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지분을 취득하는 등 SSG닷컴과 경업 해서는 안 된다. 이는 그룹 차원에도 적용되는 계약 조건이다.


이러한 FI와의 계약 조건에 따라 이번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SSG닷컴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다.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 간 합병이 유추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합병조건에 따라 신세계그룹과 SSG닷컴에 투자한 FI, 그리고 이베이코리아에 지분을 남길 여지를 둔 이베이의 이해관계가 달라지게 된다. 규모만큼이나 거래 조건을 조율하는 과정이 그 어느 M&A보다 복잡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네이버가 투자를 고민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복잡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은 2023년 상장을 목표로 두고 있다. 2년 남짓 기간 동안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해야 하는 미션을 안고 있는 셈이다.


정소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 낸 기업 분석 보고서에서 "SSG닷컴의 점유율은 전체 이커머스 중 2.5%에 불과하지만 식품 이커머스 점유율은 7.2%"라며 "온라인 식품 이커머스를 주도하며 전체 이커머스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SSG닷컴의 거래액이 2023년 9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멀티플 상승에 따라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5월 14일 보고서에서 "1분기 SSG닷컴 부문 GMV는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1조42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코로나 19 영향으로 41% 성장했던 높은 베이스를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이라고 밝혔다.


SSG닷컴은 2020년 1조29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3.3% 성장한 수치다. 영업손실은 지난 2019년 818억원에서 2020년 468억원으로 축소됐다. SSG닷컴은 지난 4월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W컨셉코리아 지분 100%를 2650억원에 인수했다. W컨셉코리아는 오는 5월부터 SSG닷컴 연결 실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W컨셉코리아의 2020년 매출은 71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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