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심두보 기자]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을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가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움직임을 이어나가고 있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계열사를 통해 신규 국가에 진입하는 한편, 선택과 집중을 위해 특정 지역의 사업부는 매각했다. 더불어 음식배달에서 시작된 사업범위를 대폭 넓혀 딜리버리히어로를 '음식배달 플랫폼'에서 '퀵커머스 플랫폼'으로 격상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딜리버리히어로 그룹에 속한 배달의민족 전략과도 닮았다. 

◆ 신규 국가 진출과 지역 사업 매각으로 균형 조정

딜리버리히어로는 이달 초 중앙아메리카의 니카라과에 진출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남미에서 활동하는 자회사 '페디도스야(PedidosYa)'를 통해 이 지역에 진입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 2014년 페디도스야를 인수한 바 있다.

5월 딜리버리히어로는 독일 시장에 재진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 시장은 딜리버리히어로의 또 다른 계열사인 푸드판다(Foodpanda)가 맡는다. 푸드판다는 8월 10일 독일 여러 도시에서 공식적인 사업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 2018년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에 독일 사업 일체를 10억유로(약 1조370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이런 딜리버리히어로의 사업 재편은 인수와 시장 개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5월 26일 딜리버리히어로는 발칸 지역의 사업을 경쟁사인 글로보(Glovo)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매각 규모는 약 1억7000만유로(2230억원)이다. 피인수 사업부는 불가리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등에서 음식주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히어로 CEO는 "글로보가 이 지역의 고객을 위해 경영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퀵커머스 집중' 배달의민족은 B마트, 딜리버리히어로는 D마트

딜리버리히어로는 음식 외 제품도 빠르게 배송하는 퀵커머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의 운영방식과 유사하다. 배달의민족은 B마트 상품을 30분 내외 안에 고객에게 전달해준다. 이른바 '바로배송'이다.

지난 4월 29일 딜리버리히어로는 2021년 1분기 퀵커머스 주문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0% 상승했다고 밝혔다. 딜리버리히어로 CEO는 "퀵커머스는 배달의 미래"라며 "고객의 기대치를 충족할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전했다.

딜리버리히어로의 퀵커머스 서비스 브랜드는 D마트다. 이 D마트는 35개 국가에 걸쳐 600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D마트는 15분 내 배송을 목표로 두고 있으며, 딜리버리히어로는 D마트의 영역을 공격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D마트는 인구 밀집 지역에 창고를 두고 있으며, 지역 상점(슈퍼마켓, 식료품점, 빵집, 약국, 꽃가게 등)과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의 첫 D마트 서비스는 2019년 터키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배달의민족 B마트 역시 2019년 말 첫 선을 보였다.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 인수 소식이 전해진 때도 2019년 12월이다. 조 단위의 대규모 M&A인 만큼 두 회사는 오랜 기간 논의를 진행한 점을 감안하면, 퀵커머스에 대한 사업 방향도 비슷한 시기에 수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B마트와 D마트는 신선식품뿐 아니라 화장지, 과자, 세제 및 세탁용품, 유아 및 아동용품 등 일반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거의 전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오프라인 대형마트를 온라인으로 옮겨온 듯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