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휠라홀딩스가 골프에 이어 본업인 패션업에서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올 초까지 코로나19로 인한 골프 시장 호황으로 자회사인 아쿠쉬네트가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지만, 최근 국내 패션 시장이 회복세를 타면서 휠라코리아의 자체 브랜드를 통한 매출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휠라홀딩스의 1분기 매출액은 98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다. 국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휠라코리아의 매출 역시 1362억원으로 5.7% 증가했으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1분기 매출 비중은 16.3%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13.8%로 2.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아쿠쉬네트는 올 1분기 646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휠라홀딩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5%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 수준이다. 같은기간 매출이 4879억원에서 32%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진 것이다. 아쿠쉬네트는 글로벌 3대 골프용품 회사 중 하나로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등을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같이 매출 비중이 엇갈린 주된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영향 때문이다. 골프용품 회사인 아쿠쉬네트는 코로나19에 따른 골프인구 증가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국내 패션업계도 올 들어 코로나19 타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쿠쉬네트 실적 상승세가 워낙 가파르다 보니,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아쿠쉬네트의 성장 배경은 코로나19 이후 골프 업계 호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3분기부터 전세계적으로 골프가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으면서 국내 골프 인구가 크게 늘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약 515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7년(386만명) 대비 약 33% 이상 증가한 수치다.

시장에선 올 1분기 휠라코리아 매출이 증가한 만큼, 실적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해외 시장에 이어 국내 패션업계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휠라코리아는 향후 매출로서 국내에서의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해 미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서도 성과를 내야 한다. 

심지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비중이 높은 휠라홀딩스는 해외 시장이 선제적으로 회복하면서 1분기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었다"면서 "아쿠쉬네트가 실적 개선으로 브랜드력을 입증한 것처럼 휠라코리아도 회복세를 타고 국내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휠라홀딩스는 올해 라이선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휠라코리아에 라이선스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국내 사업 확장을 위해 브랜드 다각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휠라는 미국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스타터'와 '쥬욕'의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케즈'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국내 사업도 본격화했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휠라홀딩스는 글로벌 비중이 큰 회사로 전체 매출에서 국내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원래부터 크지 않았다"면서 "올해는 라이선스 사업에 나서는 한편, 사이클화와 러닝화 등 퍼포먼스 슈즈 분야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1분기 휠라홀딩스의 미국 매출은 13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61억원 보다 24.7% 증가했다. 휠라홀딩스가 중국의 풀프로스펙트(안타스포츠와의 JV) 법인으로부터 받는 수수료 수입도 늘어났다. 1분기 수수료 수입은 117억원으로 전년 대비 85.7% 증가했다. 수수료는 휠라제품 디자인 자문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매출의 3%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