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악사자산운용, 'ETF 청산' 골머리
상장폐지 조건 미충족, ETF 철수 2년째 지지부진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2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범찬희 기자] 교보악사자산운용(이하 교보악사)이 ETF(상장지수펀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계륵으로 전락한 ETF에서 손을 떼기로 한 지 2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상장폐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서 ETF 사업을 지지부진하게 끌고 가고 있는 모습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ETF를 선보인 건 10년 전인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교보악사는 '교보악사파워K1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이하 파워K100)으로 ETF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에 ETF가 도입된 지 9년 만의 일로 당시 교보악사의 진입은 시기적으로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국내 ETF 총자산총액(AUM)은 10조원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후 교보악사는 해마다 신규 ETF를 선보이며 의욕적으로 관련 사업을 키워나갔다. ▲2012년 교보악사파워K2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파워K200) ▲2013년 교보악사파워국고채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파워국고채) ▲2014년 교보악사파워고배당저변동성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파워고배당저변동성) 등을 상장시켰다.


하지만 교보악사는 ETF 사업을 전개한 지 8년 만인 2019년 돌연 사업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용이 ETF 전체 시장의 80%를 주름잡고 있는 상황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ETF에서 손을 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신 ETF에 소요되는 인력과 자금 등 회사의 역량을 일반 인덱스 펀드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장에서 교보악사는 인덱스 분야 강자로 통하는데, 2006년 설정한 '파워인덱스 증권투자신탁 1호(주식-파생형)'의 설정액이 1조2000억원으로 업계 최상위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교보악사는 ETF 사업을 말끔히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ETF 사업을 종료했다고 못 박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교보악사는 금융투자협회에 ETF를 운용하는 17개 회사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체 홈페이지에서도 일반 국내외 공모펀드와 인덱스 펀드 등과 함께 ETF를 대표 사업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이는 운용 중인 4개의 ETF가 상장폐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까닭이다. 상장된 ETF가 폐지되려면 기본적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 115조 1항의 '신탁원본액(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이면서 순자산총액이 50억원 미만'이 돼 관리종목으로 지정돼야 한다. 관리종목 지정 후 최종으로 세부적인 사항을 한국거래소가 따져 최종 상폐를 결정한다.


그러나 '파워코스피100'의 설정액과 순자산액은 각각 96억원과 147억원으로 상폐 조건을 상회하고 있다. '파워K200'도 170억원의 설정액과 289억원 순자산을 기록 중이다. 62억원의 설정액과 60억원의 순자산을 가진 '파워국고채'도 마찬가지다. '파워고배당저변동성'이 설정액 50억원으로 상폐 조건에 근접했지만 순자산이 67억원에 달해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교보악사자산운용 관계자는 "ETF는 내부적으로 전혀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사업으로 철수했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현존하는 4개 상품이 상폐 조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계속해 지체될 경우 수익자 동의를 얻어 상폐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TF 대신 강점을 보여 온 인덱스 펀드와 유럽 부동산과 유럽 구조화 등 해외 비즈니스 다변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