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신세계그룹(이마트)이 4조원 초반으로 추정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옥션·G마켓) 인수금 전액을 스스로 조달해야 할 전망이다. 당초 이마트와 함께 이베이코리아 지분 일부를 사들일 것으로 점쳐졌던 네이버가 21일 "최종적으로 인수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며 발을 뺏기 때문이다.
재계 관심사는 이마트가 네이버의 예상 투자금이었던 7000억~8000억원의 추가재원 마련 방안에 쏠려 있다. 해당 금액은 네이버가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지분(80%)가운데 20% 가량을 실제 사들였을 경우 지출해야 할 액수다.
현재 상황만 보면 이마트는 네이버의 도움 없이 이베이코리를 인수할 수는 있다. 네이버와 이베이코리아 공동 지분인수를 협의할 당시부터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들로부터 최대 5조원 가량의 인수금융을 확보해 놓은 까닭이다. 이에 이마트는 당장 자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을 수 있다.
다만 업계는 인수금융이 결국 빚인 터라 이마트가 이를 무한정 사용할 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의 재무지표가 크게 악화될 수 있어서다. 예컨대 지난해 연결기준 이마트의 상각전이익(EBITDA)대비 순차입금 비중은 3.6배이며 차입금 의존도는 27.7%로 비교적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4조원을 쏟을 경우 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7배 안팎, 차입금 의존도는 30% 중후반대까지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가 이마트의 신용등급 강등요인으로 내건 ▲순차입금/EBITDA 6.5배 초과 ▲차입금의존도 30% 초과에 부합한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추후 회사채 차환이나 신규발행 시 금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는 이마트가 자사 뿐 아니라 그룹사 자산까지 동원한 뒤 남은 액수를 인수금융으로 치루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이마트는 개별기준으로 지난 3월말 보유 중인 8767억원에 지난 1일 입금된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부지매각 대금(6820억원)까지 1조5000억원 가량의 가용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이마트는 신세계프라퍼티의 오프라인 매장인 스타필드 등을 담보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자회사를 동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네이버가 지분투자를 철회했지만 그룹사가 보유 중인 자산으로도 충분히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수 있다"며 "현재 미국 이베이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협상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인수금액이나 자금조달 내역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미국 이베이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 구체적인 사항 등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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