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장기 CP 조달 '재시동'
3·5년물로 1000억원 규모 발행…사실상 회사채 성격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4일 15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배지원 기자] 롯데지주가 장기 기업어음(CP)으로 1000억원을 조달한다. 만기가 3년, 5년물로 길어 사실상 회사채 성격의 자금 조달이나 수요예측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이점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내달 5일 총 1000억원의 자금을 CP로 조달한다. 3년물 500억원, 5년물 500억원씩 구성된다. BNK투자증권과 DB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사를 맡았다.


CP는 회사채와 달리 수요예측을 진행하지 않아 내달 5일 청약과 납입이 동시에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발행사는 투자자를 먼저 모으고 CP를 발행해 사모채와도 성격이 비슷하다. 그럼에도 롯데지주는 지속적으로 회사채가 아닌 장기 CP를 꾸준히 발행해왔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1000억원의 2년 만기 장기CP를 발행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여파로 채권시장 투심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2000억원, 호텔롯데 7500억원, 롯데렌탈 1000억원, 롯데지주 1000억원, 롯데하이마트 1000억원, 부산롯데호텔 1700억원, 코리아세븐 1000억원, 롯데글로벌로지스 1500억원 등으로 장기 CP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했다.



롯데지주는 올해 초 다시 공모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기업어음 상환 목적으로 4000억원을 조달했다.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속속 공모채 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자마자 다시 장기 CP를 발행하는 모습은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장기 CP는 실질적으로 회사채와 동일한 실질로 발행되지만 절차의 간편성이나 수요예측 미실시 등 자본시장법상 사각지대를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단기 금융상품의 도입 취지에 맞지 않게 장단기 금융시장을 왜곡시킨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에서도 과거 장기CP는 공모 회사채로 전환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지주는 과거 회사채 시장의 분위기가 악화됐을 때나, 사업보고서가 미처 나오지 않았던 시기에 장기 CP를 발행했다. 다만 이번에는 지난해 감사보고서는 물론 1분기 분기 보고서까지 문제없이 제출된 상황이고 회사채 시장 분위기도 어느때보다 우호적이라는 점에서 장기 CP를 발행한 점이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채로 발행하게 되면 회사채 민평금리에 즉각 반영되기 때문에 다음 조달 시 이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그룹은 금리나 수수료 1bp에도 민감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정화영 연구원은 지난달 "사모 회사채 및 장기 CP를 주로 이용하여 자금을 조달한 기업들은 재무건전성이 낮은 모습을 나타낸다"면서 "향후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재무상황이 빠르게 악화될 위험이 높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편 롯데그룹의 롯데렌탈도 최근 4년 만기 장기 CP로 1500억원을 조달했다. 기업공개(IPO) 를 앞두고 신용등급 강등이나 회사채 미매각 등의 돌발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CP로 조달 창구를 선회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월에도 공모채 시장에서 25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롯데렌탈의 신용등급은 AA-에 '부정적' 전망이 붙어있어 크레딧 리스크가 확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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