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증명의 시간
청산가치 높은 쌍용차, 회생 발판 삼아 'SUV 명가' 영광 재연 기대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9일 08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어쩌면 무리한 딜(Deal)을 추진하는 것일까. 존폐 기로에 선 쌍용차 얘기다.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은 회사를 회생하기 위한 지루한(?) 작업에 돌입한지 반년이 지났다.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쌍용차를 바라보는 시장 안팎의 시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쌍용차의 가치는 여전히 높게 평가되지 않고 있다.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도 생존경쟁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다.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를 2000억원 웃돈다는 것 자체가 이를 방증한다. 비록 쌍용차의 조사위원인 한영회계법인이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중간보고서 성격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현재 쌍용차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동안 중국과 인도 자본의 수혈로 연명(?)해온 쌍용차는 확실한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 오히려 기술유출로 인한 경쟁력 약화, 대량 해고자 문제 등 부작용에 시달렸다.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차에 매각된 쌍용차는 제대로 된 투자지원을 받지 못한 가운데 신차 개발에 나서지 못하며 이른바 '먹튀'의 현장을 바라봐야했다. 상하이차가 2010년 한국시장을 철수하면서는 대규모 정리해고와 파업 등의 홍역도 앓았다.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품에 안긴 이후에도 역경은 계속됐다. 


앞서 쌍용차는 2011년 2월 마힌드라그룹으로 대주주가 바뀐 뒤 7년간 '티볼리'와 '렉스턴' 등 5차종의 신차 개발에 1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보통 신차 1개 모델을 개발하는데 3000억~4000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해당 기간 쌍용차의 실적(연결재무제표 기준)은 개선되지 않았다. 2011년 영업손실 1534억원, 당기순손실 1128억원을 기록했던 쌍용차는 7년 뒤 영업손실 642억원, 당기순손실 618억원으로 적자규모만 줄었을 뿐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했다.


쌍용차의 회생 추진은 대규모 실직자 발생과 협력업체들의 줄도산 우려와 얽혀있다. 이로 인해 정부 차원에서 쌍용차의 청산을 가만히 지켜볼리 만무하다. 다각도의 물밑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쌍용차 회생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이제 본격적인 가치를 증명할 시간이다. 가치 증명은 이전과 다른 성격이 될 것이다. 


2030년에는 전 세계 자동차수요 1억2000만대 가운데 전기차(EV)가 3400만대를 차지할 전망이다. 급변하는 산업패러다임 변화에 편승하지 못한 쌍용차이지만, 뒤늦게 전기차 개발을 선언하고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Korando e-Motion)'의 출시를 알리며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고 나섰다.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지역을 고려한 조치다. 


쌍용차의 가치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명가'로 잔뼈가 굵은 점도 자리한다. 쌍용차는 1983년 브랜드 론칭 이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준중형SUV로 자리매김한 '코란도'를 중심으로 '렉스턴'과 '티볼리' 등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폭은 넓지 않지만 모두 업계 내 한획을 그은 모델들이다. 특히 2015년 출시된 티볼리는 첫해 6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단일 차종으로 역대 최고 판매량을 경신하는 것은 물론, 출시 17개월 만에 최단 기간 10만대 판매를 달성하는 등 국내시장 내 소형SUV 열풍을 몰고 온 주역이다.


쌍용차 인수·합병(M&A)은 진척이 더딜뿐 미국 HAAH오토모티브를 중심으로 한 원매자는 여전하다. 비록 투자자 확보부터 쉽지 않은 경영정상화의 길에 놓여있지만, 일련의 부침이 향후 쌍용차만의 브랜드 가치를 배가시키는 자양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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