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종횡무진 사세확장, 리스크 관리 '숙제'
②눈부신 성장 뒤 본진 현금흐름 악화…투자 성과 촉각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3일 12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경렬 기자] 네이버가 최근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서면서 넘치던 곳간도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올 들어 네이버는 인수합병(M&A), 전략적 투자 등에 수천억원의 현금을 쏟아 재무상 유동성에 타격을 입었다. 손실이 계속되는 일부 투자에 대해서는 그룹차원에서 현금 지원도 지속하고 있다. 폐업한 투자처가 속속 나오면서 '무리한 투자였다'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선제적이고 전방위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의 지난 1분기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201억원으로 지난해 말(5938억원) 대비 악화됐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888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7106억원)대비 약 6배 줄었다. 같은 기간 총 차입금은 3조2308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순차입금은 –7301억원으로 전년 말(–1조9421억원) 대비 악화됐다. 순차입금 마이너스 기조는 유지해 실질적인 차입금은 없지만 예전만큼 안정적이지는 않다. 곳간을 채운 현금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네이버는 최근 국내외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거액의 현금을 지출했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을 분리해 일본기업 야후와 통합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많은 돈을 빌려야했다. 현금 잔고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네이버는 지난 3월 일본 소프트뱅크와 연계한 합작법인(JV) A홀딩스를 출범하고 야후와 라인의 경영통합을 완료했다.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에 지급한 현금만 2675억엔(약 2조8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현지 금융사에서 엔화를 빌렸고, 향후 만기일에 맞춰 갚아 나가야한다.


국내에서는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한 게 재무 충격으로 이어졌다. 왓패드 인수에는 네이버 역사상 가장 많은 현금(6533억원)을 투입했다. 웹툰 스타트업 문피아에 투자해 콘텐츠도 확보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비엔엑스(BeNX)에도 4119억원(지분율 49%)을 투자했다. '브이라이브'와 '위버스'의 새로운 글로벌 팬커뮤니티 플랫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웹툰·소설·음악 등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을 키워 엔터테인먼트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투자처들이 당장 성과를 낸다면 재무는 자연스레 회복된다. 다만 탄탄대로 성공만 경험할 수는 없다. 몇몇 곳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부진했다. 핵심 계열사로 분사한 비디오 플랫폼 '스노우(SNOW)'는 지난해 744억원 순손실 기록했다. 계열사 중 가장 큰 적자였다. 올해 초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스노우에 운영자금 100억원을 빌려줬다. 대여금은 총 400억원으로 늘었지만 회수 가능성은 희박하다. 스노우는 중국에서 시들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홍콩 지사는 자본잠식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어뮤즈, 케이크 등 계열사들의 성적은 부진해 운영자금을 지원해주지 않으면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들어 스노우가 별도 법인으로 분사시킨 리세일 거래플랫폼 크림에도 500억원을 대출해줬다.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액시즈의 장부가액 역시 하나도 남지 않았다. 액시즈는 지난해 연말 평가에서 손상차손(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전액 인식했다. 다행히 네이버는 비용만 계속 투입되고 있던 액시즈에 대손충당금을 미리 설정해 뒀다. 액시즈는 올해 1분기 네이버 연결재무에서 제외됐다. 차세대 웹기술인 '웹 리얼 타임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고 있는 실리콘큐브도 마찬가지다. 2016년 지분 41.89%를 투자한 실리콘큐브는 영업손실이 지속돼 투자금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네이버는 실제로 이미 몇 차례 쓴 맛을 봤다. 머신러닝 원천기술 보유해 챗봇을 개발해왔던 스타트업 컴패니에이아이와 증강현실을 활용한 콘텐츠 메시징 스타트업 브렉스랩 등이 문을 닫았다. '기술 투자'에 나섰지만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고 실패를 인정해야했다. 


사전 리스크 관리는 부각되고 있다. 투자처의 성과가 나지 않으면 본진이 아무리 활약에도 재무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 그만큼 예상치 못한 실패를 대비한 그룹차원 리스크 관리자의 몫도 커졌다. 네이버의 곳간지기는 박상진 CFO다. 박상진 CFO는 1999년 NHN으로 입사해 20년을 함께한 '네이버맨'이다. 그는 일본 지사인 네이버제이허브의 대표, 네이버파이낸셜의 사내이사 등 핵심 금융 계열사 임원을 역임하며 그룹 전반의 리스크를 들여다 보고 있다. 


<표=나이스신용평가 자료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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