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조선, 하반기 후판 가격협상 '배수의 진'
철강 "40만원 인상 요구" vs. 조선 "여력 없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7일 13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국내 철강과 조선업계의 올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협상이 개시됐다. 하지만 두 업계가 희망하는 가격에 대한 이견이 커 협상 타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현재 철강사들은 원가부담 확대와 유통시세 폭등을 근거로 큰 폭의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조선사들은 여력이 없다며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은 올 하반기 조선향(向) 후판 공급가격에 대해 톤당 115만원 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톤당 70만원 중반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0만원 가량 올린 가격이다.


국내 철강사들이 큰 폭의 후판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가장 큰 명분은 생산원가 부담 확대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국제 철광석(62%, 중국향 CFR기준) 가격은 지난 5월 중순 톤당 220달러를 넘기며 최근 10년 사이 최고점을 경신했다. 이후 소폭 조정구간을 지나고는 있으나 여전히 톤당 210달러대를 유지하며 고점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철강사들은 올 상반기 톤당 10만원 내외 수준의 인상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원료가격 상승 부담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실시간으로 시장에 반영되는 국내 유통향 후판가격 폭등 역시 하반기 조선향 가격 인상의 중요한 토대다. 원료가격 상승과 공급부족 시장이 지속되며 국내 후판 유통가격은 지난해 말 톤당 65만원 선에서 최근 톤당 125~130만원 내외까지 치솟았다. 국내 후판가격이 톤당 100만원을 넘어선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대형 철강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 조선향 후판가격에 대한 인상이 있었지만 원가인상분을 오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철강사들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면서 "하반기에는 '배수의 진'을 치고 가격 현실화에 집중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내 조선사들은 급격한 후판 매입가격 상승에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오랜 조선업 불황으로 아직 이익구조가 정상화되지 않았고, 후판 매입단가 인상분을 신조선가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소위 국내 '빅3' 조선사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모두 작년보다 악화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 1분기 영업이익 67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217억원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동기간 삼성중공업은 5068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폭이 확대됐고, 대우조선해양도 영업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최근 신규 수주는 늘고 있으나 기존에 계약한 건조물량 대부분이 저가 수주라는 부분이 발목을 잡고 있다.


올 들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신조선가도 실질적인 이익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클락슨(Clarksons)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평균 138.5p(포인트)로 지난 2017년 3월 최저점 121.4p 대비 14% 상승했다. 신조선가지수는 새로 만든 배의 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보다 클수록 선가가 올랐다는 의미를 가진다. 다만 조선사들이 오른 선박가격을 이익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건조까지 마쳐야 하기 때문에 통상 1~2년 가량이 걸린다. 지금 오르는 원자재 가격을 즉시 반영하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조선,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 등 선박 종류에 따라 후판 구매비용은 건조원가의 10~20%를 차지한다.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이다"며 "아직까지 대부분 조선사 사정이 어렵다 보니 소재가격에 대한 인상여력은 사실상 거의 없는 상태"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두 업계 모두 절박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올 하반기 가격협상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에선 타결까지 순조롭지 않은 여정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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