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장 부담' 마켓컬리, 뉴욕행 접고 국내로
내년 중 증시 입성 전망…주관사 재선정 나설 듯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9일 17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류석 기자] 해외 상장을 추진해왔던 마켓컬리(운영사 컬리)가 돌연 뉴욕행 계획을 접고 국내 증시 상장 준비에 집중하기로 했다. 쿠팡의 성공적인 뉴욕 증시 데뷔 후 즉각 마켓컬리도 해외 상장 카드를 꺼내 들었었지만 불과 수개월 만에 계획을 전면 수정하게 됐다. 상장 후 기대되는 기업가치 대비 지불해야 할 높은 규모의 해외 상장 비용에 부담을 느낀 결과로 관측된다. 


마켓컬리는 최근 진행한 시리즈F 투자 유치를 통해 약 2254억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 기업가치는 작년 시리즈E 투자 후 약 1년 만에 2.6배 오른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투자사인 에스펙스 매니지먼트와 DST 글로벌, 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 힐하우스 캐피탈 등이 투자에 참여했으며, 신규 투자자로는 밀레니엄 매니지먼트와 CJ대한통운이 이름을 올렸다. 


마켓컬리는 이번 투자 유치를 시작하기 전인 지난 4월~5월까지는 국내보다는 미국 증시 상장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었다. 지난 3월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이 해외 상장 추진에 큰 영향을 줬다. 한국 전자상거래 업체가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는 등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후한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던 것을 보면서 마켓컬리도 해외 상장 후 최소 수십조원의 기업가치 평가는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던 까닭이다. 


실제로 마켓컬리는 이번 시리즈F 투자 유치에서 예비 투자자들에 해외 증시 상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렸었다. 자금조달 목적보다는 해외 상장을 지원해줄 수 있는 파트너를 구하려는 의도가 더 컸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마켓컬리는 해외 투자자 중에서도 투자 포트폴리오의 미국 증시 상장 경험이 많은 곳들이 이번 투자에 참여하기를 원했었다. 



투자 업계에서는 마켓컬리의 뉴욕 증시 상장에 제동을 건 가장 큰 요인은 "막대한 규모의 상장 비용"이라고 입을 모은다. 상장 준비에 들어가는 비용은 물론 상장 유지 비용, 회계 비용 등이 국내 상장과 비교해 최대 10배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마켓컬리가 해외 증시 상장 과정에서 모든 비용을 상쇄할만한 높은 기업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던 것 같다"며 "국내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 하려면 최소한 10조원 이상의 평가는 받아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의 컨설팅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1조원 규모의 공모를 진행할 경우 소요되는 비용은 120억원, 뉴욕증시의 경우 1000억원이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법률·회계 자문 수수료와 증권사에 지불하는 공모가 수수료도 최소 5배에서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에 본사를 둔 마켓컬리로서는 미국 현지 기업들보다 지불해야 할 금액이 더욱 크다. 미국 상장을 위해선 본사를 해외로 이전해야 한다. 해외 법인 이전은 기존 주주들이 가진 국내 법인 주식을 해외 법인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은 기존 주주들이 주식을 매도했을 때와 같이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마켓컬리의 기업가치가 2조50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 법인 전환에 필요한 양도소득세 규모는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국거래소가 국내 유니콘기업들의 국내 증시 상장을 유도하기 위해 심사 체계 개편 등 전향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돌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질적 심사 과정에 '성장성' 요건을 신설해 미래 예상 손익, 기술력 등 앞으로의 성장성을 중심으로 심사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마켓컬리는 국내 증시 상장 시기를 내년 중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국 상장 준비 등으로 시간이 허비된 만큼 당초 계획이었던 내년 초 증시 입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주관사 선정 작업도 다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마켓컬리는 올해 상반기 해외 증시 상장을 목적으로 상장 주관사를 삼성증권에서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JP모건로 변경했었다. 국내 증시로 방향을 튼 만큼 주관사 재선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실생활에서 마켓컬리에 익숙한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자들보다 우리 회사에 대해 더욱 높은 가치를 부여해줄 것으로 생각해 국내 증시 상장으로 계획을 바꿨다"며 "시간상 올해를 넘긴 내년 상장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 주관사도 조정이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