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M&A
플랜트사업부, 대규모 수주 추진
러시아·체코사업에 도전장…사업부 축소 우려에 대응 해석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5일 11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진후 기자]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실제 인수 후 화학적 결합을 위해선 넘어야 할 큰 산이 남아있다. 수차례 대형 부실이 발생하면서 대우건설에 손실을 안겨준 플랜트 사업본부(이하 플랜트부문)다. 사업부 축소를 넘어 존폐의 갈림길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플랜트부문은 조 단위의 신규 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 '빅배스' 시기마다 실적 곤두박질


플랜트부문은 대우건설에서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빅배스'(Big Bath)의 주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빅배스는 잠재한 부실과 손실을 재무상태에 반영하는 행위이지만 대우건설의 경우 대체로 사장 교체 시기마다 반복되고 있다. 사장 취임 후 빅배스를 단행한 이듬해에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일으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0년과 2013년, 2016년의 3년 주기로 빅배스가 발생했다.


특이한 점은 빅배스 시기 마다 플랜트부문의 실적이 등락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플랜트부문의 영업손실과 타 부문을 포함한 전사 차원의 영업손실이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플랜트부문이 영업손실을 낸 해에는 어김없이 대우건설도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2010년의 경우 플랜트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551억원에서 대폭 줄어든 112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대우건설 영업손실은 2101억원이었다. 2013년 플랜트부문과 대우건설의 영업손실은 각각 584억원, 2447억원이었다.


2016년은 그 정도가 가장 극심했던 시기다. 플랜트 현장의 손실이 대우건설의 영업손실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당시 플랜트부문 손실은 7098억원에 달했고 대우건설 손실은 4672억원 규모였다. 그나마 타 부문에서 약 2300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했기에 손실 확대를 피할 수 있었다.


당시 대우건설이 반영한 부실 현장은 대부분 중동지역에 집중돼 있었다. 사우디 자잔 정유터미널 플랜트 현장의 잠재손실 4500억원과 알제리 RDPP 복합화력발전 현장의 1100억원만 합쳐도 5600억원 규모였다. 2018년 호반건설의 인수 협상 당시 3000억원 규모의 모로코 사피 발전소 사업 부실도 대표적인 예다.



◆ 매출 외형 2016년 2조8000억→2020년 1조927억


플랜트부문의 외형은 해매다 줄어들고 있다. 플랜트부문은 2011년 36%의 매출비중과 46%의 영업이익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대우건설의 사업부 중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문제의 2016년에도 매출비중은 25%를 기록하며 체면을 지켰다. 해당 수치는 2018년 18.3%로 급감했고 2020년 13.4%까지 떨어진 상태다.


세부 실적을 살펴보면 초대형 부실이 드러난 2016년은 역설적으로 플랜트부문 역대 최대의 매출액을 기록한 해다. 당시 매출액은 2조7917억원으로 이듬해 2조6197억원과 2011년의 2조5348억원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다만 지속적인 손실을 감안하면 실속은 없던 셈이다.


이후 매출액 규모도 줄고 있다. 2018년 매출액은 1조9445억원으로 전년 대비 6752억원 감소했고 ▲2019년 1조5824억원 ▲2020년 1조927억원으로 매해 5000억원 가까이 감소하는 양상이다. 가까스로 연간 매출 1조원대를 지키고 있지만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액 1733억원, 매출비중 8.9%를 기록하며 이마저도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플랜트부문은 2011년 15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후 한 번도 그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동안 한 해 평균 2312억원, 총 1조387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 총 13조 사업 참여로 외형 유지·확장


문제는 이러한 외형 축소의 흐름이 중흥건설에 매각된 이후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 내부적으로도 중흥건설이 리스크 높은 부서는 축소하고 인력 재조정을 통해 주력 분야인 건축(주택)사업부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플랜트부문이 대안으로 내세운 것은 대규모 사업의 신규 수주다. 조 단위의 사업을 수주하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주잔고 감소 흐름이나 인력 축소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해 5000억원 이상 매출액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진행 사업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우건설이 수주전 참여를 고려 중인 대형 사업은 총 13조원 규모에 달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러시아의 10조원대 플랜트 사업에 이미 입찰의향서를 제출했고 내년 입찰을 진행할 예정인 체코의 2조7000억원 규모 사업에도 참여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러시아 플랜트 사업의 경우 당초 하반기 사업자 선정이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발주처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랜트부문은 내년 체코 플랜트사업 입찰을 위해 100여명의 투입가능 인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랜트부문 전체 직원 수는 2011년 1500명을 돌파하며 전체 직원 중 31.49%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2015년에는 638명으로 최저치를 찍고 2017년 일시적으로 1428명까지 불어났다. 이후 잇단 부실이 발생하면서 올해 1분기에는 다시 1000명대 이하로 줄어들었다.


일각에서는 무리한 수주가 또 다른 잠재 부실을 낳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주를 진행 중인 임원들은 수년 후 그 자리에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외형 확장에만 매몰돼 수익성을 뒷전에 두면 예전의 대형 부실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플랜트본부에서 입찰 준비 중인 프로젝트는 본래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발주가 지연됐던 사업이지만 최근 유가상승 및 LNG 사업성 개선으로 2022년~2023년 발주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거론된 사업 모두 입찰을 고려 중인 것은 맞지만 지난 2018년부터 준비한 사업으로 회사 매각에 대비해 급조한 사업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 내부적으로 수주심의시스템을 구축해 유관 본부 협의 등을 통해 잠재 위험을 제거하고 프로젝트 수익성과 안정성을 최우선시하고 있다"며 "거론 중인 사업들은 본부에서 장기간 준비한 타깃 프로젝트이며 외연 확장을 위한 무리한 수주전 참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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