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의 미국 법인인 SK실트론CSS는 3억달러(약 3400억원)를 투자해 SIC웨이퍼 생산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SK실트론은 SiC웨이퍼 부문 인수 이후 현지 시설을 그대로 사용하며 생산 효율 증대를 위한 연구개발(R&D)에 집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년5개월 가량만에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 것이다.

북미법인은 향후 3년간 현지 인력을 2배 이상 충원하고, 14만제곱미터(㎡) 규모의 생산라인을 증설할 전망이다.

SiC웨이퍼 부문은 SK실트론의 신사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2월 미국 듀폰(Dupont)사의 자회사인 DDP 스페셜티 일렉트로닉 머티리얼즈로부터 관련 사업 부문을 사들였다. 

당시 SK실트론이 투입한 총 인수대가는 5492억원이다. 이중 SiC웨이퍼 부문의 식별가능한 순자산공정가치는 2633억원 가량이다. 인수대금에서 순자산공정가치를 뺀 나머지 차액 2859억원은 모두 영업권으로 인식됐다. 공정가치 대비 약 2배 가량 웃돈을 주고 사들인 셈이다. 

SK실트론은 SiC웨이퍼 사업 부문을 사오기 위해 4억5000만달러(약 51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만큼 SK실트론이 SiC웨이퍼 부문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SiC웨이퍼는 실리콘(Si)과 탄소(C)를 높은 온도로 가열해 제조한 인공 화합물인 탄화규소로 제작한다. 기존 Si 웨이퍼 대비 전력 변환 손실이 10분의 1 수준으로 전기차(EV) 등에 적합한 제품으로 꼽힌다. 

이번 생산라인 증설은 SK실트론이 SiC 사업을 양수한 뒤 이뤄진 첫 대규모 시설투자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는 게 업계 평이다. SK실트론이 SiC웨이퍼 사업 확장에 본격 나서겠단 '신호탄'과도 같은 셈이다.

SK실트론의 SiC웨이퍼 부문은 지난해 순손실을 낸 상태다. 인수 당해년도라는 점에서 비용이 상당부분 지출된 탓이다. 실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SK실트론은 SiC웨이퍼 부문에서 332억7370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SK실트론의 작년 연간 순이익이 역성장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SiC웨이퍼 사업은 현재까지 생산라인이 미미한 탓에 당분간 순손실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업계에선 이번 SiC웨이퍼 생산캐파 증설에 따라 향후 SiC웨이퍼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을 내놓고 있다. 회사측도 내후년 SiC웨이퍼 부문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제조사들과 SiC웨이퍼 장기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기존 고객사들만 하더라도 수요량이 몇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신규 고객선 확보할 경우 SiC웨이퍼 사업부문은 빠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