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M&A
중흥건설은 과연 새우일까
자산규모 비슷, 수익성‧재무건전성은 한수 위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0일 08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상균 기자]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뜬금없게도 새우(중흥건설)가 고래(대우건설)를 삼킨 것 아니냐는 해묵은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중흥건설이 무리하게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금호아시아나처럼 승자의 저주를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이는 2018년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할 때도 불거졌던 논쟁이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우려와 달리 중흥건설은 회사 규모로 봤을 때도 대우건설과 비등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은 오히려 한 수 위인 것으로 나타난다.


◆자산규모, 대우 9.8조-중흥 9.2조


기업집단의 순위를 논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준은 자산이다. 2021년 기준 국내 기업집단 중 삼성을 1위로 평가하는 것도 공정자산(공정거래위원회가 평가하는 자산 기준)이 457조원으로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2위는 현대자동차(246조원), 3위는 SK(239조원)다.




공정위가 발표하는 공정자산을 기준으로 할 경우 올해 대우건설(기업집단 기준)의 공정자산은 9조8470억원으로 중흥건설(9조2070억원‧기업집단 기준)과의 차이는 6000억원에 불과했다. 순위는 대우건설 42위, 중흥건설 47위다. 일각에서 중흥건설과 대우건설을 각각 새우와 고래라 비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얘기다.


시계를 조금만 앞으로 돌려보면 중흥건설이 대우건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은 2018년부터였다. 당시 대우건설 9조6710억원, 중흥건설 9조5980억원으로 비슷한 규모를 보였다. 순위도 각각 33위와 34위를 차지했다.


다만 다수의 특수목적회사(SPC)를 동원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입찰에 참여했던 중흥건설 입장에서는 자산 10조원을 돌파할 경우 적용받는 고강도 규제가 부담스러웠고 이 때부터 자산 증가를 적정 수준으로 억제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중흥건설의 계열사 숫자는 2017년 62개에 달했지만 올해 37개로 25개 줄어들었다.


중흥건설은 대규모 기업집단에 진입하는 것을 늦추기 위해 2019년 정창선 회장의 차남 정원철 회장에게 시티건설을 넘겨주고 계열 분리를 단행했다. 당시 시티건설 자산만 무려 3조원에 육박했다. 만약 계열분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중흥건설은 이미 2019년부터 자산 13조원을 돌파해 대우건설을 뛰어넘었다.


◆부채비율, 대우 287%-중흥 105%


규모뿐만 아니라 재무건전성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도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앞지른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자산 중 자본총계는 2조5640억원이었지만 부채가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7조283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84%에 달했다. 이마저 전년대비 40.9%포인트를 낮춘 것이다. 


이 같은 부채비율은 71개 기업집단 중 15위에 해당할 정도로 높은 순위다. 대우건설보다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집단은 금융업(농협, 미래에셋, 한국투자금융, 다우키움, 현대해상) 혹은 최근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겼었던 곳들(한진, 금호아시아나, DB, HMM)이다. 


반면 중흥건설은 자본총액(4조4880억원)과 부채총액(4조7190억원)이 비슷한 규모로 부채비율은 105.1%에 그친다. 대우건설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양호하다.


수익성을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매출액은 8조2530억원으로 중흥건설(3조1520억원)을 2배 이상 압도했다. 하지만 수익성의 기준인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대우건설(1130억원)은 중흥건설(3040억원)의 1/3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높은 수익성은 2015년 자산 5조5650억원으로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첫 진입할 당시 새우에 불과했던 중흥건설이 6년 뒤 대우건설을 능가하는 고래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주택경기 호황이 이어지면서 중흥건설의 현금잔고도 점차 두둑해졌다. 현재 보유 현금(7936억원)에 향후 유입될 분양대금(1조4535억원), 브레인시티 개발사업 수익(2조1000억원~2조8000억원)을 모두 합칠 경우 동원 가능한 현금이 4조4000억~5조1000억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대우건설(약 2조원)을 인수하고도 2조원 이상이 남는다. 


이에 반해 대우건설의 낮은 수익성은 그동안 매각 추진 과정에서도 최대 아킬레스 건으로 지목됐으며 몸값 하락의 주범으로 꼽혔다. 해외사업에서 수차례 부실을 반복하면서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대우건설은 2010년 영업손실 362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3년 2440억원 손실, 2016년 3340억원 손실 등 3년마다 적자를 반복해왔다.


전문가들은 대우건설이 중흥건설에 비해 확연히 우위에 섰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지도와 주택브랜드(푸르지오)에 있다고 지적한다. 즉 무형자산 가치다. 다만 이 같은 무형자산도 대우건설의 실적 하락과 연이은 부실 발생으로 값어치가 예전에 비해 낮아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직원들이 중흥건설을 새 주인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과거 자신들이 현대건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자존심이 여전하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무형자산의 가치도 모회사의 지원이 부족하다면 점점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플랜트사업부, 대규모 수주 추진

러시아·체코사업에 도전장…사업부 축소 우려에 대응 해석

중흥건설-중흥토건 합병 가능성은

정원주 부회장 중심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실익 적다는 의견도

정창선 회장 "7년 전부터 준비…노조 설득할 것"

"중흥·대우 별도 경영…승자의 저주? 기우에 불과"

중흥, 상처 난 자존심 세워줄까

대우건설 연봉 5년간 제자리·복지 40% 삭감…"향후 노조 등과 처우개선 협의"

인수 주체, 중흥토건 '유력'

2세 정원주 부회장 지배…알짜 계열사 다수 보유

KDB인베스트먼트를 위한 辯

M&A 과정서 협의할 조건 다양…가격은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수치일뿐

KDBI, 대우건설 다음 포트폴리오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다음 투자 자산…산은 이관 포트폴리오에도 주목

중흥 "푸르지오·S클래스 별도 운영"

브랜드 가치 우려 커지자 입장 밝혀

대우 매각에 'S클래스' 웃고 '푸르지오' 화냈다 外

대우 매각된다고? 'S클래스'는 웃고 '푸르지오'는 화냈다[이데일리]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사업...

중흥 "푸르지오 1등 브랜드 만들 것"

"국내 넘어 세계 최고 디벨로퍼 도약"

KDBI "절차적 문제 없어…중흥, 자금조달 가장 탄탄"

"국내사업 자신, 해외 선택·집중 전략 돋보여"…9월 본계약 전망

브레인시티 의료복합개발에 아주대 도전장

이번 주 신청 마감, 내달 4일 우협 선정…중흥건설 참여 '주목'

"대우건설, 2분기 영업익 전년比 120%↑"

한투증권 보고서 "해외 플랜트·토목사업, 추가 원가 없어…하반기 턴어라운드"

29일 실적 발표…3년전 해외부실 재연할까

매각 MOU 이르면 다음주…2018년 모로코 부실로 호반건설과 협상 결렬

GS건설, 상반기 영업익 3020억…전년比 10.2%↓

'전직 지원' 일회성 비용 반영…신사업·신규수주 오히려 증가

대우건설, 상반기 영업익 4217억…전년比 108.7%↑

당기순이익 151% 증가…실적 개선세 뚜렷

중흥건설, 대우건설 인수 MOU 체결

정밀실사 거쳐 이르면 9월 본계약·연내 마무리

M&A 시장의 동상이몽

이해관계자 간 시각 모두 달라…핵심은 승리가 아닌 윈윈

중흥發 엑소더스…대우건설 40여명 퇴사

임금 불만에 새 주인 '반발심리'…실사 마무리 후 노조와 회동 가능성

대우건설,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 배경은

주택 호조 속 해외플랜트 이익 2배 증가, 고수익 베트남 사업도 순항

브레인시티 의료복합개발사업, FI에 미래에셋

LOI 제출, 대우건설·현대ENG는 시공사 경쟁

두산공작기계 노렸던 호반건설, 달라졌다

과거와 달리 M&A에 적극적…배경엔 사업 확장·라이벌 중흥 의식

중흥토건, '3세 기업' 새솔건설에 1500억 담보제공

오산세교·완주삼봉 아파트 사업 자금보충…새솔 누적 분양매출 7262억

대우건설 M&A 31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