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건전성 1위서 꼴찌로 추락한 이유는
부실채권 매각 중단하자 연체율·NPL비율 1%p씩 증가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0일 09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윤신원 기자] 카드업계 최고의 자산건전성을 자랑하던 현대카드가 최근 자산건전성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부실채권의 외부 매각이 어려워지면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가운데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카드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나빠지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현대카드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과 30일 이상 연체율은 각각 1.23%, 1.2%로 7개 전업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절대 수치 자체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 2019년 말까지만 해도 NPL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0.65%, 0.69%로 업계에서 가장 낮았다. 1년 사이 1위에서 꼴찌로 추락한 것. 


이는 부실채권의 외부 매각이 중단된 탓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특정조건을 충족하는 부실채권을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에 주기적으로 매각해왔다. 대출 연체가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되면 현대캐피탈에 채권을 매각해 현대캐피탈이 회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현대카드가 자산을 건전하게 관리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정부가 금융기관의 연체 채권을 외부에 매각하지 말라는 지침이 떨어지면서 일시적으로 매각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수년 동안 현대카드가 현대캐피탈에 부실채권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며 "현대카드는 부실채권 매각이 연체율을 낮추는 데 대한 기여도가 크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당장 매각이 중단되자 건전성이 업계 최하수준으로 떨어져 사실상 현대캐피탈을 통해 건전성 관리를 해온 걸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는 정부의 지침 코로나19사태로 인한 일시적 조치다. 따라서 현대카드의 채권 외부매각이 재개되면 자산건전성은 다시 좋아질 전망이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부실채권을 현대캐피탈에 매각했다고 가정할 때 올해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0.65%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 회수전략 자체가 '외부매각' 방식이었는데, 정부가 채권 매각을 중단시키면서 일시적으로 연체율이 증가한 건 맞다"면서도 "근본적인 채권 부실화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조치가 기간이 정해져있지 않은 만큼 지침 이후 채권관리조직을 확충해 현대카드 자체적으로 연체율 관리에 들어갔다"며 "최근 연체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전성 지표를 제외한 최근 현대카드의 외형 성장세는 업계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2017년 말 12조원대에 불과했던 자산이 올해 말 1분기 16조원까지 늘어나면서 약 3년 사이 30.7%나 증가했다. 영업자산뿐만 아니라 시장점유율(지난해 신용카드이용실적 기준 13.8%)로도 업계 4위를 유지하면서 3위인 KB국민카드 뒤를 바짝 따라붙고 있다. 


시장점유율의 기준이 되는 신용카드이용실적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국내외(카드사·겸영은행 합산) 신용카드이용실적은 779조원으로 전년(772조원) 대비 1% 증가에 그쳤지만,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해 107조원으로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7개 전업카드사 평균(2.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현대카드 PLCC 제휴사 및 개인회원수 증가 추이 (자료=현대카드 제공)


신용카드이용실적은 현대카드가 PLCC 출시에 집중하면서 도드라지게 증가했다. 2017년 현대·기아자동차를 시작으로 2018년 이베이, 2019년 코스트코, SSG닷컴, GS칼텍스에 이어 지난해에는 대한항공, 스타벅스, 배달의 민족과의 제휴를 통한 신규 PLCC를 지속 출시했다. 올해 쏘카, 무신사를 포함해 총 13개사와 제휴 중이며, 네이버 PLCC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PLCC 출시 이후 개인회원수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 PLCC 출시 이전인 2016년 말에는 전체 개인회원수가 679만명 수준이었으나 올해 1분기 말에는 944만명까지 늘었다. PLCC로 인한 충성고객이 늘어나면서 탈퇴율도 올해 1분기 0.67%로 최근 5년 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수익성은 개선해야 할 과제다. 영업자산이나 시장점유율로는 업계 3위인 KB국민카드를 넘보고 있지만, 수익성에서는 중소형 카드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자산 기준 7개 카드사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1%인데, 현대카드의 경우 1.8%에 불과하다. 순이익 규모 자체도 하위권 카드사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카드의 순이익은 785억5000만원으로, 하나카드(726억원), 우리카드(715억원)와 비슷하다. KB국민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1257억39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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