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평가 점검
주먹구구식 신용분석 시스템
② 참고자료·평가기준 모호…업종별 평가방법론 부재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3일 12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쟁글의 도지코인 평가보고서 / 출처 = 쟁글


[팍스넷뉴스 김가영 기자] 은행연합회가 각 시중은행에 거래소와 상장코인 심사 시 가상자산의 신용도를 평가하도록 권고했지만 정작 평가기관에 대한 공신력이 낮은 상황이다. 특히 제대로 된 신용평가 방법론을 구축하지 못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국내에는 쟁글, 와이즈레이팅스, 가상자산가치평가원, 전주대학교 등 총 네 곳의 기관이 가상자산 가치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은행연합회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서 가상자산 가치평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정작 이들로부터 평가를 받은 업체들은 평가기준과 방법이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현재는 사설 평가기관마다 참고자료가 각각 다르다. 각 평가기관은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해 평가를 진행해야 하지만, 아직은 신용평가에 참고할만한 자료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가장 많은 코인평가보고서를 작성한 쟁글의 경우 온체인 데이터와 코인 발행사가 쟁글에 제공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된다. 반면 가상자산가치평가원은 온라인 마케팅과 백서를 기반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와이즈레이팅스의 경우 코인의 기술력·이용률 등급과 마켓 퍼포먼스 등급으로만 코인을 평가한다. 기술력과 이용률 등급은 변동이 거의 없지만, 마켓 퍼포먼스 등급은 시장 내 가격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동된다. 



참고자료가 부족하다보니 평가 기준과 방법도 모호하다. 특히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의존도가 가장 높은 쟁글의 평가보고서 역시 신빙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쟁글은 약 200개의 코인을 평가했으며 총 18개로 등급을 나눠 매겼다. 평가보고서의 내용은 회사 및 팀역량, IR 및 공시활동, 재무건전성(캐시런웨이, 자산규모, 토큰헷지 등), 토큰이코노미, 경영성과, 외부감사(기술감사, 법적자문), 토큰가격차트 등 7개 요소로 구성된다. 기술감사와 법적자문의 경우 쟁글이 직접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국내외 전문 기술평가사나 법무법인으로부터 받은 보고서를 바탕으로 평가한다.


문제는 쟁글의 평가보고서가 정량평가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쟁글은 자사 플랫폼에 공시를 자주 하거나 블로그 및 트위터를 통한 홍보 활동 빈도가 많을 경우 'IR 및 공시 활동' 항목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또, '블록체인 도입 지표' 역시 생성된 월렛 수와 활성 월렛 수만 평가했다. 일부 다단계 혹은 스캠 코인의 활성 월렛이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월렛 생성 수가 블록체인 도입 지표라고 하기는 어렵다. 


이외에도 경영진 역량 평가는 대표자 단 한명에 대한 평가만 기재됐다. 대표자 외에 CTO(최고기술책임자),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주요인력에 대한 평가는 없다.


정량평가를 우선시하다보니 매출이 없거나 뚜렷한 사업 없이 개발된 코인이 높은 등급을 받는 경우도 발생했다. 도지코인은 A- 등급을 받아 '목표 달성을 위한 신뢰성과 역량을 갖춘 우수한 프로젝트'로 평가됐다. 그러나 도지코인은 가상자산 투자 열풍을 풍자하기 위해 장난으로 개발됐으며 초기 개발자가 프로젝트에서 손을 뗐고, 공급량도 정해져있지 않은 코인이다. 그러나 회사 및 팀역량, 토큰 이코노믹스, 경영성과 등의 항목에서 평균 혹은 평균 이상의 등급을 받았다. 반면 국내 대표 블록체인 프로젝트이자 임직원 수 130명 이상인 아이콘은 BBB등급을 받았다.


한국신용평가, NICE평가정보, SCI평가정보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의 평가방법론과 비교해보면 기준과 평가근거가 미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대 신평사의 경우 금융감독원, 금융기관 등을 통해 수집된 기업 재무, 비재무 정보를 신용평가에 활용해 평가한다. 재무위험 평가는 금융비용 커버리지, 현금흐름, 재무구조 및 자산의 질, 재무적 융통성 등을 세부적으로 분석한다. 또, 의류, 증권, 건설, 항공, 외식, 석유화학 등 산업별로 평가방법론이 각각 다르다. 평가원칙과 방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반면 가상자산 평가기관들은 모든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같은 평가방법론을 적용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평가방법도 공개되지 않았다.


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신용평가를 위해 참고하는 자료가 과연 믿을만한 자료인지 의심된다"라며 "'공시 플랫폼'이라는 쟁글의 특성을 살려 온체인 데이터만 분석 및 공시한다면 납득하겠지만, 현재는 자료와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쟁글 관계자는 "최근에 평가 의뢰가 많이 늘고 있기는 하나,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검증과 평가에 대한 수요는 꾸준한 성장 추세에 있었고 당사도 이에 맞춰서 평가 범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평가기준 리뷰 및 개선, 검증 인프라 강화, 평가 항목 다양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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