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H&Q는 렌딧에 504억원을 투자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313만435주를 매집했다. 투자 후 렌딧의 총발행주식수는 636만2177이며 H&Q의 렌딧 지분율은 49%에 달한다. 이번 투자는 시리즈E 단계에 해당하며 렌딧은 지분 100% 가치로 1000억원 이상을 인정받았다.

자본 확충이 필요했던 렌딧과 핀테크·플랫폼 관련 포트폴리오를 물색해왔던 H&Q의 이해관계가 일치했던 것이 이번 투자 배경으로 분석된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온투법) 시행령에 따르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으로 정식 등록하기 위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춰야 한다. ▲대출규모 300억원 미만인 경우 5억원 ▲3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인 경우 10억원 ▲대출 규모가 1000억원 이상인 경우 30억원의 자기자본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렌딧의 자본총계는 약 8억원이며 최근 렌딧의 대출잔액은 83억원 정도다. 렌딧은 올해 신규 투자 프로젝트 개설을 일시 중단하는 등 수완을 발휘해 자기자본 요건을 맞춘 것으로 파악된다. 렌딧은 지난달 피플펀드, 8퍼센트와 함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심사 통과 1호 기업이 됐다. 향후 렌딧은 H&Q의 투자금을 발판으로 1000억원 이상의 대출규모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렌딧 관계자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심사 통과와 이번 투자를 계기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P2P를 개인 간 대출로 해석하는 국내 인식과는 달리 P2P 산업이 성숙된 미국이나 영국을 보면 P2P 대출 출자금 중 80~90%를 전통적인 금융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중금리대출에 국내 금융기관들이 활발한 연계투자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렌딧은 올해 인재 채용과 신용평가모델 고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개인신용과 관련 된P2P 중금리대출 데이터를 국내 가장 많이 보유한 업체로서 앞으로도 개인 P2P 대출에 집중하는 방향성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결성된 약정총액 5062억 규모의 H&Q 4호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진행됐다. 렌딧은 에이치앤이루자(구 이루자)에 이은 4호 블라인드 펀드의 두 번째 포트폴리오다. 지난 9일 임유철· 이종원 H&Q 공동대표가 렌딧 기타비상무이사로 취임하며 향후 렌딧 가치제고(벨류업)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H&Q 관계자는 "온투법 시행을 통해 P2P가 제도권에 자리를 잡고 있다. 과거 중금리 대출을 주로 취급했던 저축은행, 대부업이 생겨났던 때와 유사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P2P 산업의 키플레이어에게 관심을 갖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렌딧은 대출을 받길 원하는 사람과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 회사다. 신용등급 4~6등급을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 대출을 주로 취급한다. 머신러닝 평가모델을 도입해 렌딧 개인신용평가시스템(Credit Scoring System)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합리적인 이자율을 제시해 투자자와 대출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소셜 임팩트(사회적 가치) 기업을 표방한다. 

렌딧은 ▲옐로우독 ▲알토스벤처스 ▲크레비스파트너스 ▲콜라보레이티브 펀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며 시리즈E 단계까지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941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