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소윤 기자] '우주 여행'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미국 우주 탐사기업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 Holdings)과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이 우주 산업 발전 속도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지난 20일 블루 오리진의 재사용 로켓 뉴 셰퍼드가 우주 시범 비행에 성공했다. 21일 유진투자증권 우주 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뉴 셰퍼드에서 분리된 유인 캡슐은 지구와 우주 경계인 카르만 라인(Karman Line, 고도 100km)을 넘어 우주 공간 비행 뒤 무사히 착륙했다.
현재 미국 내 우주 산업에서 블루 오리진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기업은 버진 갤럭틱이다. 이들은 블루 오리진보다 9일 먼저 우주 시범 비행에 성공하며 인류의 우주 여행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지난 11일 CEO 리처드 브랜슨을 포함한 4명의 승객과 2명의 조종사를 태운 우주 비행선 'VSS 유니티'는 약 86km 비행에 성공하며 민간우주 비행 시대가 열렸음을 알렸다.
두 회사의 시범 비행 성공이 의미하는 바는 남다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저궤도 위성통신 의 무인 우주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됐다"며 "그 영역이 유인으로 확장되고 있기에 우주 산업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궤도 비행' 여부다. 정 연구원은 "우주의 경계를 어디로 볼 것인지 보다 중요한 것은 두 비행 모두 준궤도(suborbital) 비행이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정 연구원의 설명에 따르면 준궤도 비행은 포물선 비행이다. 인공위성이 지구 주변을 별다른 추력 없이 돌 수 있는 궤도(Orbital) 비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두 기업의 시범 비행은 우주 '여행'이라 불리기엔 이르다는 의미다. 두 회사의 우주선 비행 시간은 10분 정도다. 정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우주에 있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우주 체험에 더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사업인 만큼 분명한 한계는 존재하나, 새로운 산업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정 연구원은 "두 번의 발사 성공이 비록 준궤도 비행이긴 하나 민간에서의 상업적 유인 우주 사업이 본격 개막했다"며 "우주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주 비행에 대한 수많은 자산가의 관심은 이미 뜨겁다. 지난해 8월 CNBC가 시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500만달러(한화 약 57억)이상의 자산가 중 39%가 준궤도 우주 비행에 흥미를 드러냈다. 최근엔 우주선 티켓 가격까지 대략 책정되며 우주 여행의 큰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이날 CNBC는 "블루 오리진이 1억달러(한화 약 1100억원)어치 우주 여행 티켓을 판매했다"고 보도했고, 베이조스 역시 "우주 비행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기대를 표했다. 유진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블루 오리진의 우주선 좌석 가격은 2800만달러(한화 약320억원)에 달한다. 버진 갤럭틱은 좌석 가격을 최대 약 50만달러(한화 약 5억7000만원)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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