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IMM PE는 경영권을 포함한 펫프렌즈 지분 65%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펫프렌즈는 약 1500억원의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를 인정받았다.

M&A 이후 펫프렌즈 지분율은 IMM PE 65%, GS리테일 30%, 김창원 펫프렌즈 대표 5% 순이다. IMM PE와 GS리테일은 기존 투자자들이 보유하던 구주 인수에 1000억원, 유상증자에 500억원 등 총 1500억원 안팎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는 자사 블라인드 펀드 로즈골드 4호를 통해 1175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GS리테일 측이 325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신주로는 스타트업 투자에서 흔히 사용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아닌 보통주가 발행됐다. 향후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펫프렌즈의 모태는 지난 2015년 설립된 위치기반 온라인 중고거래 서비스 리버스옥션이다. 리버스옥션은 2016년 매출 2500만원, 영업손실 38억원을 기록하며 실적부진에 시달렸다. 2017년 반려동물 쇼핑몰을 열며 전환점을 맞았다. 그 해 매출이 6억9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7배 증가했다. 가능성을 엿본 경영진은 사업을 전환했고 법인명도 펫프렌즈로 변경했다. 이후 매출은 2018년 30억원, 2019년 117억원으로 고속 성장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서 펫프렌즈 실적은 또 한 번 크게 뛰었다. 지난해 매출은 314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할 때 약 2.7배 늘었다. 사람들이 집에 체류하는 시간이 늘자 반려동물 관련 소비도 따라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펫프렌즈는 다른 반려동물 쇼핑몰과 비교할 때 고양이 용품 관련 매출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고양이 주인들의 일인당 소비가 견주 대비 높아 펫프렌즈 매출 신장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수 주체로서 벤처캐피탈 투자를 담당하는 IMM 인베스트먼트가 아니라 IMM PE가 나선 이유는 뭘까. 펫프렌즈는 초기기업으로 아직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IMM PE는 이번 투자를 더블유컨셉코리아(W컨셉) 투자와 유사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시장지배력을 지닌 회사이며 소비성향이 높은 고객을 타깃으로 잡고 있다는 면에서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IMM PE는 지난 2017년 W컨셉 지분 80%를 약 800억원에 인수해 최근 신세계에게 매각하면서 약 2000억원 차익을 남겼다.

IMM PE 관계자는 "펫프렌즈는 펫 시장 1등 기업으로 일부 지분투자가 아니라 경영권을 갖고 W컨셉처럼 키우려는 비전을 갖고 진행한 사례"라고 밝혔다. 투자금 회수(엑시트) 방향에 대해선 "펫프렌즈 주주인 GS리테일이 우선적으로 (M&A를) 협의할 수 있는 상황은 되겠지만 IPO 등 여러 방향으로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M&A로 펫프렌즈 구주를 보유하던 벤처캐피탈 회사들은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특히 지난해 10월 펫프렌즈에 투자한 ▲스틱벤처스 ▲아이디벤처스 ▲ES인베스터 ▲ 뮤렉스파트너스 ▲케이엔투자파트너스 등은 1년 미만 기간에 투자금 대비 두 배 이상의 수익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