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HDC㈜가 통영 LNG화력발전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에 세 번 연속 단기 채무보증을 제공하면서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행법인 통영에코파워㈜가 마지막 출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불안감이 커진 PF 대주단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를 대폭 줄이고 있다.

HDC㈜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플랜업통영㈜이 유안타증권, KB증권, 한양증권,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 등에서 대출받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2350억원에 대한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보증 기간은 오는 7월 29일부터 10월 26일까지 약 3개월이다. 플랜업통영㈜은 통영에코파워㈜의 PF대출을 유동화하기 위해 설립했다.

통영에코파워㈜는 HDC그룹이 통영 천연가스(LNG)화력발전사업 운영을 위해 설립한 시행법인이다. 이 회사는 현재 HDC㈜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향후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금을 늘리면 HDC㈜의 지분율은 51%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LNG 조달을 맡은 한화에너지는 20%, 시공을 담당한 한화건설이 13%를 각각 보유하게 된다. 나머지 16% 지분을 갖는 투자자는 오는 10월 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문제는 현재까지 마땅한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LNG화력발전소는 친환경적이라느 장점이 있지만, 원자력발전소, 석탄화력발전소에 비해 발전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전력공급 순위에서 밀린다. 가동률이 낮아 수익성이 낮은 경우가 태반이다. 이 같은 구조 탓에 통영 LNG복합화력발전소 역시 선뜻 손을 내미는 투자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플랜업통영㈜에 대한 HDC㈜의 채무보증은 2019년 9월부터 총 4번 제공됐다. 첫 보증이 이뤄진 2019년 9월만 해도 기간이 1년에 달했지만 이후에는 6개월에서 4개월, 이번에 3개월로 매번 줄어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증기간의 감소는 리스크의 증가로 해석할 수 있다. 

대부분의 대주단이 PF 기간을 1년 이상 설정하는 것을 고려하면 플랜업통영㈜ 대주단의 '단기 PF'는 이례적이다. 비슷한 시기 서희건설은 탄벌4지구지역주택조합과 탄벌지역주택조합이 국민은행으로부터 1320억원의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3년의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HDC㈜ 관계자는 "LNG화력발전소의 낮은 효율로 인한 수익 악화 우려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10월 말 출자자 구성을 확정하면 시행법인이 채무보증을 맡으면서 대주단 구성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 LNG화력발전사업은 정부의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HDC㈜는 경상남도 통영시 광도면 황리 일대에 연간 1012MW 규모 LNG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해 30년간 운영할 계획이다. 건설업 중심의 HDC그룹이 에너지 발전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플랜업통영㈜이 받은 자금은 공모 형태로 운용하기 위해 3~4개월 단위 ABCP로 유동화시킨 것"이라며 "채무에 대한 지급보증 기간과 보증채무의 기한은 1년 또는 그 이상이지만 ABCP는 차환을 반복해 비교적 단기 이자비용으로 장기 자금 조달을 가능케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는 자금 조달 방식의 차이일 뿐"이라며 "LNG발전소의 수익성 우려나 HDC그룹의 대외적인 이슈로 영향을 받는 것은 신용등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