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거래소 규제 후폭풍
김치프리미엄 활용, 차익거래 못한다
①가상자산 업계 "가격 왜곡 심해질 것...정책 실효성 없어"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9일 15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가영 기자] 정부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을 금지하면서 '김치 프리미엄'을 활용한 차익거래도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와 해외 코인 시세의 괴리가 커지고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자칫 갈라파고스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홍보 및 마케팅을 진행하거나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거래소 27곳에게 특정금융정보거래법에 따른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해야 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사업자 신고 마감인 오는 9월 24일까지 신고하지 않고 영업을 지속하면 사이트 접속 차단과 처벌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와 같은 사실을 통보한 27개 거래소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한국어 서비스 지원, 내국인 대상 마케팅 홍보, 원화거래 또는 결제 지원이 가능한 거래소는 해외거래소라도 특금법 적용 대상이라고 봤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후오비글로벌, FTX 등 주요 해외 거래소들이 한국어 서비스를 하고 있어 통보 대상에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한 이유는 가상자산을 활용한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국내 거래소는 회원인증(KYC)와 자금세탁방지(AML)시스템 구축 수준을 따져 은행이 실명확인 입출금계좌를 발급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발생하는 가상자산을 이용한 범죄나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추적이 가능하다. 반면 해외 거래소를 이용해 믹싱(자금을 분산해 세탁하는 행위)할 경우 해당 거래소의 공조 없이는 수사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해외 거래소 이용 금지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에서 미신고 해외 거래소 접속을 차단한다고 해도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우회 거래를 하는 방법이 있으며, 이 경우 코인 거래가 더욱 음성화 되기 때문이다.


해외 평균 시세보다 국내에서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가가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투자하고 싶은 코인이 해외 거래소에만 상장돼있거나, 국내 거래소에서는 불가능한 마진·선물거래를 하기 위해, 또 김치 프리미엄을 아용해 차익거래를 하기 위해서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김치 프리미엄이 거의 사라진 상태지만, 투자 열기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일부 코인의 김치 프리미엄은 최대 50%에 달했다. 반면 시장이 침체되어 있을때는 해외보다 저렴한 시세에 거래되는 '역 프리미엄'도 발생했다. 


향후 해외 거래소를 이용할 수 없게 되면 차익거래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일각에서는 차익거래 불가로 인해 김치 프리미엄이 심화돼 전세계에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만 고립될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이 관심이 높은데도 김치 프리미엄이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차익거래를 하는 투자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차익거래가 불가능해지면 김치 프리미엄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익거래를 이용한 가상자산을 운용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은 개인투자가 중심으로 형성돼있다. 그러나 일부 가상자산 운용 업체들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차익거래를 통한 자산운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가상자산은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운용 서비스를 홍보하지는 못하지만, 일부 트레이딩 업체가 이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상자산 김치 프리미엄의 폭이 적게는 5%에서 크게는 30% 이상이기 때문에 비교적 투자 리스크가 낮고, 수익이 확실한 투자전략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이 비공식적으로 자동화 차익거래 및 퀀트 투자를 통한 가상자산 운용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트레이딩 전문 업체 관계자는 "해외 거래소 이용을 막을 경우 차익거래를 주요 수익모델로 하는 기업들은 해외로 법인을 옮기거나 사업전략을 바꿔야 하며, 최악의 경우 문을 닫아야 할수도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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