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 개편안에 홈쇼핑 업계 '답답'
방식·기준 모두 부담 가중시키는 요인…개편안 재검토 예상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7일 15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엄주연 기자] 홈쇼핑 업계가 정부가 제시한 송출수수료 제도 개편안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경쟁 입찰을 기반으로 한 경매 방식은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고, 오히려 송출 수수료가 기존보다 더 높아지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직 개편안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이같은 보여주기식 대책으로 시장에 혼란을 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업체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시한 송출수수료 제도 개편안에 대부분 반대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과기정통부의 개편안은 크게 협상 시기를 1, 2차로 구분하고, 수수료 산정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 1차 협상에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매 방식을 도입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홈쇼핑 업계는 이같은 개편안은 방식과 기준 모두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반발한다. 협상 시기를 나눴지만 1차 협상은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는 만큼, '깜깜이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매 방식인 2차 협상까지 끌고 가더라도 입찰 경쟁으로 수수료가 치솟을 수 있어 부담을 떠안게 된다. 



문제점은 또 있다. 홈쇼핑 업체들 입장에서 채널 가격이 올라가면 채널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반대로 참여율이 저조해지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 채널의 가격이 높아질 경우, 업체들이 해당 채널에 참여를 꺼리게 되면서 급기야 중간에 비는 채널이 챙길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IPTV(인터넷TV) 업계 또한 이 방식을 썩 반기지 않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기준도 불합리하긴 마찬가지다. 이번에 과기정통부가 내놓은 산정식은 지난해 물가상승률을 포함해 홈쇼핑 방송과 모바일 매출 증감률을 반영해 산출값을 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적용할 경우 전체 매출에 절반에 달하는 금액을 수수료로 내는 홈쇼핑 업체들은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홈쇼핑 업체들은 매년 상승하는 수수료 탓에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개편안은 아니지만, 어떤 의도에서 이런 안이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1차 협상 자체가 불투명하게 진행되는 상황이고, 이후 경매로 가면 수수료 인상 요인만 생겨날 것"이라며 "인상 요인이 있으면 수용할 수 있지만, 매출에 비해 수수료가 과도하게 인상되면서 경영상 압박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 홈쇼핑 업체들이 유료방송사들에 지출하는 송출수수료 비중은 지난해 처음으로 전체 방송 매출 절반 이상을 넘어섰다. 홈쇼핑사가 지난해 방송사업을 통해 거둔 매출은 총 4조6103억원이다. 이 가운데 53.1%인 2조234억원을 수수료로 지불했다. 이는 2011년에 냈던 방송수수료 비율 25%에서 두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수수료가 상승한 배경은 IPTV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유료방송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IPTV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31.4%씩 송출 수수료를 올려왔다. 올해 역시 IPTV를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송출수수료 인상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홈쇼핑 업체들도 높은 송출 수수료를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홈쇼핑 업계도 더 이상은 두고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홈쇼핑 산업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면서 깜짝 특수를 누렸지만, 올해부터 다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미디어 환경 중심 축이 TV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위기를 맞았고, T커머스가 라이브방송에 나서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의 개편안에 확실한 반대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홈쇼핑 업체들은 정부가 제시한 개편안이 재검토될 것으로 보고 있다. B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편안은 과기정통부가 송출수수료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협상 중재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움직인 것 같다"면서 "업계 반발이 강한 만큼, 주무부처로서 개편안을 계속 강행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이같은 홈쇼핑 업계 반발에 대해 송출수수료와 관련해서는 이해관계자들과 의견 조율 과정에 있으며, 아직까지 정해진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송출수수료 논란이 유료방송 업계 전체로 퍼지면서 상생협의체를 구성했지만, 정부 결정보다 사업자 간 합의가 먼저라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수수료 산정 방식과 기준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었고, 이번 개편안은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홈쇼핑 송출수수료 문제는 이해관계자들간 합의가 없으면 개선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시장 자율로 이뤄지는게 가장 바람직하다"면서 "방식과 기준에 굉장히 많은 조합이 있고, 이해관계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라 합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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