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예수 감소세, IPO 기업 투자 '주의'
청약 겹치기, 공모가 거품 탓 기관 확약 의지 위축…'오버행' 우려 확대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7일 15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이 맺는 주식 의무 보유 확약(보호예수) 비율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2달새 수요예측을 진행한 중소형 IPO 기업 중 보호예수 비율이 10%를 넘은 곳은 단 한 곳뿐이다. 카카오뱅크, SD바이오센서 등 대어급 인기 기업들의 보호예수 비율도 50%를 밑도는 상황이다. 이는 IPO 기업의 주식이 상장 당일 대거 매도되면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IPO 청약 참여 뿐 아니라 증시에 데뷔한 신규 종목에 대한 투자(주식 매입)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4월부터 현재까지 IPO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 수(공모가 확정 공시 기준)는 총 22곳이다. 이중 과반인 11곳의 기업의 기관 보호예수 비율은 채 10%도 넘지 못했다. 반면 올해 1분기 수요예측을 진행한 24곳의 기업 중 16곳(64%)의 보호예수 비율은 최소 10%를 상회했다.


최근 두 달만 놓고 보면 보호예수 비중 감소세가 더 뚜렷하다. 우선 시가총액이 조단위에 이르는 대어급 IPO를 제외하면 사실상 보호예수 비율이 10%를 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중소형 IPO 중 맥스트(39.1%)만이 유일하게 높은 보호예수 비율을 보였을 뿐이다.



인기 종목인 대형 IPO 기업의 경우에도 보호예수 비중이 50%를 넘긴 힘든 상황이다. 역대 최고 기관 청약 주문액 기록을 세운 카카오뱅크가 확보한 보호예수 물량은 전체 45.28% 수준이었다. 진단키트 대장주로 각광받은 SD바이오센서의 경우에도 12.45% 수준의 보호예수물량만 확보했을 뿐이다. 이는 3월 SK바이오사이언스(59.92%),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63.2%)와 비교하면 20%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보호예수 감소세는 IPO 기업들이 늘어나고, 청약일정이 겹치면서 시작됐다. 기관들마다 한정된 자금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종목에 청약에서 보호예수 설정시 다른 종목에 적극적으로 청약을 나서긴 어렵기 때문이다. 가령 7월말~8월초 크래프톤, SD바이오센서, 카카오뱅크, HK이노엔, 롯데렌탈 등 대형 IPO들이 줄줄이 수요예측을 진행했거나,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8월 10일까지 예정된 중소형 IPO 기업의 수요예측 수만 14건이나 된다.


더욱이 기관들은 최근 IPO 기업들의 몸값에 '거품'이 끼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보호예수까지 맺으면서 적극적으로 청약에 참여할 유인이 떨어지는 셈이다. 높은 공모가로 상장했을 시 주가 상승폭(차익실현폭)은 한정되는 데다, 자칫하다가 공모가 이하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 손실을 볼 수도 있는 탓이다. 중장기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겠다고 보호예수를 맺기에는 그만큼 리스크가 큰 셈이다.


현재 IPO '거품' 논란은 몸값 책정 때 활용하는 수치 및 근거들에 대한 문제제기로 나타나고 있다. 해외 우량 기업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하거나, 과거 실적이 아닌 2021년 연환산 순이익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식으로 몸값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금융감독원도 시장의 여론을 감안해 증권신고서 정정 명령을 내리는 식으로 몸값 적정성에 대한 주의를 주는 형국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 종목의 공모주를 매도한 후 차익을 실현하고 해당자금으로 신규 종목 청약에 또 참여하는 식으로 순환투자를 하는 공모주 펀드들 입장에서는 현재 IPO 기업들의 몸값은 부담스럽다"며 "자칫 펀드 운용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IPO 기업들에 대한 청약 참여때 보호예수를 맺을지 여부에 대해서 만큼은 보수적으로 검토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자연스레 업계에서는 개인들의 IPO 투자는 물론 신규 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호예수 비중이 축소됐다는 것은 그만큼 신규 상장 기업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 수가 많은 상황(오버행)에서 '매도세' 우위의 장이 형성될 경우 언제라도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내재돼 있는 탓이다. 일반투자자들이 지난해부터 공모주 청약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매도 '타이밍'을 놓칠 시 손실만 입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인들 사이에서는 공모주 투자는 무조건 수익을 낸다는 생각이 퍼져 있는 모습"이라며 "보호예수 비중 확대로 신규 상장 기업의 주가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청약 및 주식 매입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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