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잡음?…산은 'WCP' CB 매각 둘러싼 논란 '솔솔'
원매자 아닌 '키움캐피탈' 우선매수권 대리행사자 지정…계약서상 누락 과실 지적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9일 09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배지원 기자] 산업은행이 보유중이던 2차전지 기업 더블유씨피(이하 'WCP')의 전환사채(CB) 매각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기존 CB 매수 계약자가 아닌 우선매수권 대리 행사자를 매수자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과실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현재 WCP의 CB 800억원 규모의 매각을 추진중이다. 


당초 산업은행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설립한 투자조합과 CB 매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달 초(7월 8일) 계약금을 지급한 뒤 29일 이날 잔금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잔금을 앞두고 산업은행 프라이빗에쿼티(PE)실은 이베스트투자증권에 WCP가 우선매수권자 지정권 옵션을 행사할 것이라고 통지했다. 


우선매수권은 구주 등을 보유한 기존 투자자가 경영권에 위협이 되는 투자자에게 지분을 매각하는 등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기업이 같은 투자 조건으로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매수 계약이 진행중인 가운데 WCP가 키움캐피탈에 우선매수권을 대신 행사할 수 있도록 지정하면서 기존에 계약한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아닌 키움캐피탈이 CB를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쟁점은 우선매수권자 지정권 옵션 과정에서 산업은행의 업무상 과실 여부다. 산업은행과 CB 인수 계약을 체결했던 조합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계약 당시 WCP의 우선매수권 행사 의사가 없음을 알렸을 뿐, 제3자에 지정할 수 있다는 옵션을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며 "입찰제안요청서(RFP)와 계약서 상에도 해당 사항이 빠져있는 만큼 지정권 행사와 관련해서는 산업은행의 과실이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 PE실 관계자는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미리 계약금을 납부한 것이 사실이지만 일반적으로 계약이 성립한 상황에서만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아직까지 WCP측에서 키움캐피탈을 우선매수권자로 지정하겠다는 입장도 명확히 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WCP로부터 우선매수권자로 지정된 키움캐피탈은 "검토를 진행 중이지만 계약 내용을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산업은행이 이미 이베스트증권에 계약에 대한 해지를 통보했다. 키움캐피탈 역시 매수 예정인 WCP CB를 키움증권을 통해 매도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WCP가 직접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고 금융기관이자 재무적투자자(FI)인 키움캐피탈을 우선매수권자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 또 다른 WCP 투자자인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PE)가 주도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PE는 지난 2019년말 WCP의 CB 약 140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해당 CB의 전환가액(345만4008원)을 감안하면 당시 WCP의 기업가치는 약 4600억원 수준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해당 PE에서도 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CB를 매도중"이라며 "WCP의 기업가치를 산업은행은 1조4000억원대, 해당 PE는 2조원대로 매각 추진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산업은행 출신인 해당 PE 대표가 WCP에 우선매수권자를 키움캐피탈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키움캐피탈도 1조4000억원의 밸류에이션에 CB를 매입한 뒤 해당 PE와 같은 2조원대의 밸류에이션으로 CB를 단기 매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선매수권자로 지정된 키움캐피탈의 최창민 대표 역시 산업은행 출신으로 해당 PE 대표와는 막역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이미 대우건설 매각을 둘러싸고 특혜 시비에 휘말렸다는 점에서 비슷한 상황이 아니겠냐는 반응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서 입찰 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재입찰을 진행했다. 이에 앞서 우선 협상 대상자로 지정된 중흥건설이 재입찰에서 당초보다 2000억원을 깎은 2조1000억원을 제시하며 매수자로 지정됐다. 입찰가가 높아 재입찰을 진행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원칙없이 '밀실 매각'이 이뤄졌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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