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원유(原乳)가격이 인상되면서 유업체들의 우유제품 가격도 줄인상될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서울우유협동조합부터 인상검토에 돌입한 가운데 여타 업체들의 눈치게임도 덩달아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B2B채널과 B2C채널을 두고 인상폭 및 인상시기등에 대한 조율에 돌입했고 이르면 다음달부터 현실화하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원유가격이 1리터당 947원으로 기존가격(926원)보다 21원 인상된다. 낙농진흥회는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업계 의견 등을 조율해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 인상폭은 2013년 리터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인상된 이후 두 번째로 큰 수치다. 마지막인상 시기인 2018년(4원 인상)보다 상대적으로 체감이 크다는 평가다.

이에따라 유업체들의 행보도 바빠진 모양새다.

업계 1위이자 흰우유 매출비중이 70%수준인 서울우유협동조합부터 인상검토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B2B 채널의 경우 연간단위로 계약을 체결하는 만큼 서울우유가 B2B채널 쪽 가격부터 현실화할 것으로 내다보는 실정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원유가격인상은 물론 원자재 값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인상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상태"라며 "다만 B2B 등 인상과 관련해서 아직 확정된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2013년 원유가격인상에 따라 소비자가격 220원을 인상한이후 가격을 동결하고 있는 매일유업도 인상요인 압박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가격인상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원가부담이 큰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 등 여타 유업체들의 경우는 눈치게임에 들어간 모양새다. 마찬가지로 공식적으로 확정된 사안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우유의 결정에 따라 인상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인상 총대를 매길 기대하는 눈치다.

실제 2018년에도 원유가격이 4원 인상되자 서울우유를 필두로 약 4% 수준 인상했던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소비자와 밀접한 제품군들의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는 점도 우유제품가격인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쉽게 인상결정을 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우유가격인상으로 인해 연계되는 제과 등 제품군들의 줄인상에 대한 우려도 얽혀있기 때문이다. 업체별로 상황이 상이하다는 점도 주목된다. 남양유업의 경우 한앤컴퍼니로 주인이 바뀌는 가운데 가격인상까지 쉽게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아울러 긴축 경영및 사업다각화에 따른 결과라지만, 일부 유업체들이 지난해 코로나19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점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반발 또한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우유만하더라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5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6.25%증가한 수치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1조7548억원으로 1.7%증가했다. 사상 최대실적이다. 매일유업 또한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1조4631억원, 865억원으로 각각 5%, 1.4%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가격인상폭은 업체별로 공식화되지 않은 만큼 예단하긴 어렵지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제아래 최소 5%이상이 되지 않을까 전망된다"며 "흰우유 인상으로 빵이나 제과, 커피제품들도 가시권에 든 만큼 가뜩이나 어려운 업계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