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시장의 동상이몽
이해관계자 간 시각 모두 달라…핵심은 승리가 아닌 윈윈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2일 08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심두보 기자] M&A 시장은 기업 활동 중 가장 이해관계자의 대립이 명확한 곳이다. 비싸게 팔고자 하는 자, 싸게 사고자 하는 자,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에 투자한 자, 그리고 해당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까지. 때문에 동일한 M&A를 두고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모두 다르다. 때론 극명하게 갈리기도 한다.


대우건설 M&A는 이런 M&A 시장의 속성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매도자 KDB인베스트먼트는 적절한 시기를 잡고 좋은 조건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원매자와 조건을 조율하는 과정 중에 일각에서 "매각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사모펀드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KDB인베스트먼트는 기자 간담회를 열어가며 해명에 나섰다.


대우건설 인수에 한발 다가선 중흥건설과 피인수 기업의 직원 간 시선도 엇갈린다. 자산규모로 대우건설에 밀리지 않고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은 중흥그룹이 한 수 위지만,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그리 성에 차지 않는 분위기다. 물론 한국 건설사를 대표하는 대우건설의 입장에선 가능한 포지션일지도 모른다. 대우건설 노조는 "졸속 매각에 반대한다"며 "8월 18일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 노조는 "실사 저지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대우건설을 살리고자 인수를 결심했다"고 전했고, KDB인베스트먼트는 "법적 문제는 없으며 협상에 집중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실로 큰 온도 차이가 아닐 수 없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이하 요기요) M&A는 매도자와 원매자, 그리고 시장 관계자들의 엇갈린 기업가치를 보여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딜리버리히어로에 요기요 매각 명령을 내리면서 시작된 요기요 M&A의 핵심 관심사는 매각 가격이다. 요기요는 음식주문배달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투자자가 인수할 수 있는 유일한 매물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이츠에 힘을 싣는 쿠팡이 한동안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전무하기 때문.


초기 요기요의 기업가치는 최대 3조원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인수후보 뚜껑을 열어보니 사모펀드 간 경쟁으로 구도가 형성되며 시장 관계자들은 다시 기업가치를 1조원 밑으로 봤다. 최근엔 GS리테일이 사모펀드와의 협력을 검토하고 공정위가 매각 마감 시한을 내년 1월 초로 연장해주면서, 기업가치는 다시 1조원 전후로 이야기되고 있다. 기업가치 평가의 범위가 넓은 IT 플랫폼이라고 해도 짧은 기간 동안 이렇게 기업가치에 대한 시선이 바뀐 경우는 흔치 않다.


M&A가 자본시장의 가장 극적인 이벤트인 것은 위와 같은 이해관계자들의 동상이몽 때문이다. 견해의 차이가 크다는 것은 누군가는 거래를 통해 더 많은 이익을 향유할 수 있고, 또 누군가는 미래의 큰 손실을 감당해야만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만 집중한다면, M&A는 성사되지 않는다. 이기려고 악 쓰는 거래 상대방과 누가 터놓고 '딜'을 할 것인가. 더욱이 M&A는 서로의 속내를 보여야만 한다. 다시 더 들어가 보자. M&A 과정에서 가장 핵심은 협상이다. 결국 거래는 주고받는 일이다.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이는 매도자와 인수자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호반그룹과 대우건설 노조, 공정위와 딜리버리히어로, 쌍용자동차와 채권단 등처럼 협상의 역학구조는 다양하고도 흥미롭게 형성된다. M&A를 승패가 아닌 상생을 추구하는 과정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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